약속된 골프장 별안간 변경 왜? 석연찮은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입력 2011-09-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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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양성 취지 공감 스카이72 골프장 무상 임대
CJ 메인스폰서 참여 후 그룹 골프장으로 변경돼
5월 최경주(41·SK텔레콤)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KJ CHOI 인비테이셔널(가칭)’ 개최를 발표했다. 국내 남자골프의 간판인 최경주가 국내 투어 발전과 후배 양성을 위해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해 큰 박수를 보냈다.

지난달 31일 CJ그룹은 10월 개최 예정인 ‘KJ CHOI 인비테이셔널(가칭)’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CJ그룹 신병철 부사장이 직접 미국으로 가 최경주, 그리고 대행사인 IMG 관계자를 만난 뒤 계약했다.

보도가 나간 직후 의문이 제기됐다. 대회 장소가 당초 예정이던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에서 CJ그룹이 운영하는 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로 바뀐 것이다.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5월 발표는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최경주는 스폰서에서 주최하는 SK텔레콤오픈에 출전 중이었고, 경기가 끝난 뒤 미국으로 떠나기 전 평소 친분 관계를 맺고 있던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긴급하게 발표했다. 최경주는 이 골프장의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골프장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재 대표이사는 최경주재단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골프대회를 개최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 골프장 섭외다. 특히 10월이면 시즌 중 가장 영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시기여서 시즌 중 대회 장소를 섭외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스카이72 골프장은 최경주의 부탁으로 골프장을 무상으로 빌려주겠다고 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5억 원이 넘는다. 골프장은 대회 기간 동안 영업을 할 수 없으니 수입이 줄어든다. 하지만 의리로 맺어진 계약은 3개월 만에 깨졌다. 최경주는 최근 스카이72 골프장 김 대표에서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결정이 이뤄진 뒤였기에 김 대표도 거절하기 힘들었다.

CJ는 대회 운영을 맡은 IMG와 계약했다. 조건은 3년 간 매년 20억 원씩 후원한다는 내용이다. 총상금 75만 달러짜리 대회를 운영하려던 IMG는 CJ로부터 20억원의 후원을 받으면서 운영비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대회는 변함없이 개최된다. 본래의 취지대로 국내 투어 발전과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도 줄 수 있게 됐다. 다만 스카이72 골프장은 좋은 일을 하려다 되레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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