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사커] 1년에 지구 네바퀴…기차 “피곤은 이것(?)때문이야♬”

입력 2011-09-0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기성용 15만km·차두리 13만km 이동…컨디션 조절 최대 변수
다른 유럽파들도 1년 10만km…선수마다 시차 적응 등 노하우
■ 태극전사 1년 비행거리

축구는 글로벌 스포츠다. 각 국 프로리그와 국가대항전(A매치)이 전 세계 각지에서 계속 펼쳐진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들은 1년에도 십 수 차례 소속 팀과 대표팀을 오가야 한다. 유럽축구단 사이에서 A매치 수를 줄이자는 주장이 나온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6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150여 개 유럽 프로축구 구단 모임인 유럽클럽협회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기 총회를 갖고 월드컵 유럽 예선으로 치러지는 A매치를 감축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나마 유럽 선수들은 사정이 낫다. 유럽 프로리그에서 뛰는 아시아 선수들은 소집 때마다 장시간 비행과 시차 적응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도 대표팀 내 유럽파의 비중이 늘면서 이들의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축구선수들은 과연 얼마나 이동할까. 유럽에서 뛰고 있는 태극전사의 비행거리를 통해 이동거리를 살펴봤다. 올 1월 아시안 컵을 대비해 소집됐던 작년 말부터 올 11월 레바논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5차전까지 1년을 기준으로 삼았다.


○차두리-기성용이 모델

대표팀 단골멤버인 셀틱FC ‘듀오’ 차두리(30)와 기성용(22)을 모델로 삼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아시안 컵 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고, ‘현 캡틴’ 박주영(아스널)은 부상으로 아시안 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청용(볼턴)은 정강이 뼈 골절 부상으로 당분간 대표팀에 뽑힐 수 없다. 반면 기성용은 1월 아시안 컵-2월 터키 평가전-3월 온두라스 평가전-6월 세르비아, 가나 평가전-8월 한일전-9월 레바논, 쿠웨이트 월드컵 3차 예선을 개근했다. 차두리도 3월 온두라스 평가전을 제외하고 모두 뽑혔다.



○1년에 지구 4바퀴

차두리-기성용은 비행기 안에서만 1년에 지구 3∼4 바퀴를 돈다. 지구 한 바퀴를 보통 4만Km로 보는 데 기성용은 1년 간 이동거리가 15만4312km, 차두리는 13만4600km다. 한국에서 대표팀이 소집되면 이들은 런던에서 인천공항으로 오는 비행기를 이용한다. 편도 8856km다.

2월 터키 원정,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레바논 원정 때는 런던에서 곧바로 이스탄불, 두바이로 가기 때문에 한국에 올 때보다 시간도 덜 걸리고 거리도 짧다. 런던에서 이스탄불까지는 편도 2515km, 두바이까지는 편도 5510km다. 이들은 한국으로 오고갈 때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런던까지 비행기를 한 번 더 타야 한다. 편도 1000km다. 1년에 10차례 대표팀에 뽑힌다고 하면 이 거리만 해도 2만km다.

다소 편차는 있겠지만 다른 유럽파 선수들도 대표팀 소집을 위해 1년에 10만km 안팎을 이동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중동에서 한국으로 올 때 거리도 유럽에서 올 때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카타르에서 뛰는 이정수(알 사드)도 비슷하다. 단 이정수는 대표팀이 중동 원정을 갈 때는 이동거리가 대폭 줄어든다.


○장시간 비행-시차 적응 노하우


장시간 비행과 시차 적응에도 노하우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한국에 올 때는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려고 노력하고 유럽으로 갈 때는 되도록 안 자려고 하는 것이다. 런던에서 한국으로 오는 직항 편은 영국 현지시간 밤에 출발해 한국시간 낮에 도착한다. 비행기 안에서 충분히 잔 뒤 한국에 와서 오후를 보내고 밤에 잠을 자면 시차적응이 빨리 된다.

반대로 한국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는 한국시간 낮에 출발해 영국 현지시간 저녁에 도착한다. 비행기 안에서 책이나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 뒤 스코틀랜드에 도착해서 잠이 들면 시차적응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대표팀에 소집될 때는 축구협회에서 선수들에게 비즈니스 티켓을 끊어주는 게 원칙이라 다행히 좀 더 편안한 상태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