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우리 팀 정상호처럼 힘이 좋을 때가 있었다니까.”
8일 문학구장.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SK 이호준이 갑자기 한 취재진의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난 스마트폰으로 ‘야동(야구 동영상)’을 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알고 보니 복잡한 사용법을 잘 몰라서 전력 분석팀이 담아 준 야구 관련 동영상을 보는 용도로 쓴다는 얘기였다.
이호준은 한 발 더 나아가 “얼마 전에 내가 맹활약하던 2004년의 동영상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구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쳤는데 야구장 밖으로 날아가서 집도 두 채 정도 넘겼다”는 것이다. 취재진이 “말도 안 된다”고 핀잔을 주자 직접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져와 보여주기도 했다. ‘집 두 채’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까마득하게 날아가는 장외 홈런은 확실했다. 이호준은 “지금은 홈런을 쳐도 펜스를 살짝 넘길 뿐인데…. 하지만 내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며 짐짓 회상에 잠겼다.
문학 |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