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도신토너먼트 우승…국내선수 벌써 6승국내 2~3배 상금·월드랭킹 포인트 높아 진출 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들려오는 무명들의 우승 소식에 일본투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11일 일본 미에현 도신레이크우드 골프장에서 열린 도신 골프토너먼트에서 이동환(24·사진)이 4년 만에 우승했다. 일본투어 개인통산 2승째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황중곤(19), 박재범(29),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조민규(23·투어스테이지),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에 이어 올 시즌 6번째 일본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예년보다 우승 숫자가 늘어 관심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김경태와 배상문, 이동환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상하지 못한 우승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명 돌풍의 스타트는 투어 12년차 박재범이 끊었다. 1999년 프로에 입문한 박재범은 우승 없이 2009년 레이크힐스오픈에서 준우승을 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2010년부터 일본 투어로 무대를 옮긴 박재범은 작년 상금랭킹 49위에 오르면서 시드를 유지했고, 6월 JGTO 투어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 우승했다.
이어진 19세 황중곤의 미즈노오픈 우승도 뜻밖이었다. 황중곤은 올해 일본투어에 처음 진출한 새내기다. 더욱이 그는 국내에서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이다. 주니어 시절에는 전국 대회 우승 한번 기록하지 못했고, 국내 프로 경력도 전혀 없다.
조민규 역시 국내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2007년부터 일본투어에서 뛰고 있지만 성적은 그저 그랬다. 2010년에는 국내와 일본투어를 병행하면서 겨우 시드를 유지했을 정도다.
무명 돌풍은 일본투어 진출 붐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스쿨(이하 Q스쿨) 예선전에서 국내 주니어 선수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고교 1∼3학년 선수들이 국내 투어보다 먼저 일본 투어 Q스쿨에 뛰어들어 일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높은 상금이다. 국내 투어의 경우 우승상금이 1억 원 선이지만, 일본은 그보다 2∼3배 이상 많다. 높은 월드랭킹 포인트도 일본 진출을 선호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일본 투어에서 상위권에 오르면 PGA와 유럽, 아시안 투어 등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황중곤과 박재범도 올해 일본투어 우승으로 브리티시오픈 등의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국내 선수들 사이에선 ‘일본 투어가 더 쉬운 게 아니냐. 나도 일본으로 갈까’라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게다가 한일전 승리로 일본투어를 만만하게 보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일본으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더 많아 질 것 같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