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장 이호준(오른쪽). 스포츠동아DB.
그런데 7경기 1승6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뒤 SK는 5연승 포함해 18일까지 8승2무2패라는 거짓말 같은 반전에 성공했다. 4위에서 플레이오프 직행을 바라보는 2위까지 노려볼 태세다. 김광현 정근우 글로버 박재상 박진만 최정 전병두 김강민 등이 이탈한 상황에서 이뤄진 반격이어서 더 경이롭다. 그 사이에 SK 선수단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제와 돌이켜보니 ‘그랬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SK가 길을 못 찾고, 리더십 교체로 어수선하던 그때, 분위기를 돌려놓은 주역은 선수단 미팅이었다. 주장 이호준(사진)이 개최한 전체 미팅의 특징은 일장연설이 아니라, 연차가 낮은 선수들까지 전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고 발언권을 준 것이다. 이런 격의 없는 소통의 자리를 통해서 선수들 스스로가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고, 팀 SK의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호준은 20일 롯데전에 앞서 “우리가 우승을 3번했는데 그렇게 쌓아놓은 업적을 올해 1년에 다 까먹을 수는 없지 않는가? 어떻게 해서든 프라이드를 지켜내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자리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제 어느덧 2위를 바라볼 위치까지 형편이 나아졌어도 정작 이호준은 “여기서 더 잘하려고 들면 오버페이스다. SK 선수들은 100% 먹어야 되는 경기는 알아서 행동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