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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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제외 이범호, 시즌 끝날땐 규정타석 미달
2위 이대호 0.430만 넘으면 출루율왕 타이틀

이범호의 시즌 조기 마감으로 이대호(사진)의 타이틀이 하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 이대호는 27일 현재 타율 0.363에 174안타, 112타점으로 타격 3개 부문 1위에 올라있다.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작년 페이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실(?)해 보이지만 이 역시 발군의 실력임은 분명하다. 잔여경기수와 경쟁자들의 성적을 고려할 때 이 3개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이대호가 또다시 타이틀 홀더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삼성 최형우에 2개차로 뒤져있는 홈런과 1푼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 장타율에서도 극적인 막판 뒤집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주목할 건 현재 KIA 이범호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출루율.

이범호는 출루율 0.440으로 1위, 이대호는 0.438로 2위다. 문제는 이범호가 규정타석에 모자란다는 점이다. 2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범호의 올시즌 타석수는 402타석. KIA가 129경기를 치러 현재는 규정타석(399타석)을 채우고 있지만 29일 두산전이 끝나면 규정타석(403타석)에 미달하게 된다. 당연히 순위표에서 빠진다. 더구나 현 예상대로 페넌트레이스 막판까지 안 뛸 경우 부족 타석수는 10개(133경기 규정타석=412)에 이른다. 이대호가 현재 출루율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범호의 이탈로 무주공산이 되는 출루율 왕이 된다.

변수가 남아있긴 하다. 야규규칙 10.23 (a)는 예외조항으로 ‘필요 타석수가 미달한 타자가 그 부족분을 타수로 가산하고도 최고 타율,장타율 및 출루율을 나타냈을 경우에는 그 타자에게 타격상, 장타율상 및 출루율상을 준다’고 돼 있다. 좋은 기록을 내고도 규정타석에 조금 모자라 상을 못 받게 되는 선수들을 위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1996년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353을 기록하고도 규정타석에 5타석이 모자랐던 토니 그윈은 나머지 5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난다고 가정해도 타격 1위 엘리스 벅스(0.344)보다 높은 0.349가 되기 때문에 타이틀 홀더가 된 예가 있다.

이범호에게 이를 적용해 시즌 규정타석에 10개가 모자란 그가 10타석(수)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난다고 가정하고 출루율을 계산하면 0.430이 된다. 이대호가 0.430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면 이범호의 이 출루율은 의미가 없게 된다. 최고를 따질 때만 예외를 인정하기 때문. 즉 이대호는 0.430 이상의 출루율만 기록한다면 출루율왕 2연패에 성공하게 되는 셈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