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출연과 4년 만에 발매한 새 싱글앨범 ‘그대 나만큼은’으로 가수인생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고 있다는 가수 김조한. 사진제공|소울패밀리 프로덕션

‘나는 가수다’ 출연과 4년 만에 발매한 새 싱글앨범 ‘그대 나만큼은’으로 가수인생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고 있다는 가수 김조한. 사진제공|소울패밀리 프로덕션


■ 김조한, 진정한 ‘R&B 대디’로 돌아오다

피곤과 긴장의 연속…10주간의 경연 마침표
‘나가수’로 예열시켰으니 이제 달릴 일만 남아
새 싱글 ‘그대 나만큼은’ 가수인생의 전환점
팝스타일 한국가요로 케이팝 열풍 동참하고 싶다


“‘나가수’는 가수 인생에 좋은 자극이 됐다. 이제는 힘차게 달리는 일만 남았다.”

9월11일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탈락한 가수 김조한은 10주간의 경연을 이렇게 떠올렸다.

김조한은 ‘나가수’에서 ‘아이 빌리브’(신승훈), ‘허니’(박진영), ‘아름다운 이별’(김건모), ‘사랑하기 때문에’(유재하) 등을 자기 스타일로 재해석해 ‘R&B 대디’란 별칭을 얻었다.

‘나가수’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한 김조한은 싱글 ‘그대 나만큼은’을 발표하고 4년 만에 음반활동에 나섰다. 2007년 5집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 이후 부모를 차례로 여의고 전 소속사와 소송을 벌이면서 힘든 시기를 보낸 뒤 활동재개의 기지개를 켠 것이다.

“‘나가수’를 하는 동안 피곤과 긴장 속에 보냈지만, 좋은 일이 참 많이 생겼다.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내가 1대1로 대중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엔 기성가수들을 경쟁시킨다는 점에서 ‘나가수’에 의구심이 있었는데, 대중에게 아이돌 음악이 아닌 여러 음악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공연시장에도 활력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음악의 본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는데 대해 감사한다.”

김조한도 ‘나가수’를 하면서 내지르는 창법에 현혹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색깔을 지우는 것임을 깨닫고 “해오던 스타일대로” 경연에 임했다.

아홉 살 딸이 그를 보게 됐다는 것도 ‘나가수’가 준 선물이다. 소녀시대, 2PM, 2AM 등 아이돌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하면서 그동안 딸에게 ‘아이돌의 보컬 선생님’이란 이미지가 강했는데, 방송을 통해 비로서 ‘보컬리스트’로 인정받은 셈이다.

1993년 정통 R&B 보컬밴드 솔리드로 데뷔해 90년대 중후반까지 큰 인기를 얻었지만 2000년대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김조한은 ‘나가수’와 이번 새 싱글 ‘그대 나만큼은’으로 가수인생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고 있다.

“증기기관차는 처음 예열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예열이 끝나면 힘차게 달린다. 그동안은 숯을 넣고 물을 끓이는 시기였다. 이제 달리는 일만 남았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케이팝 열풍을 이끄는 후배들이 자랑스럽다”는 김조한. 그 역시 해외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김조한은 “가요와 팝이 어울려 새로운 장르가 나올 수 있다. 한국에서 보면 팝 같고, 해외에서 보면 한국 가요 같은 노래로 미국 등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새 싱글 ‘그대 나만큼은’은 부드러운 팝 발라드로, 김조한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성낙호와 공동 작곡했다. 베이스 기타연주에는 브라이언 맥나잇, 마커스 밀러 등의 공연 세션으로 활동중인 앙드레 베리가 참여했다.

김조한은 28·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2004년 화이트데이 콘서트 이후 7년 만에 단독 공연을 한다. 11월에는 지방투어를 진행한 후 12월 다시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수차례의 공연으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얼마 전 김범수 공연을 찾았다가 객석에 앉은 노년의 관객들을 보면서 ‘나가수’의 위력을 실감했다는 김조한은 “내 공연에는 어떤 관객들이 오실지 기대가 크다”며 웃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