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준PO 탈락 후 마음 정리, 성적부진 책임지려 했다”

입력 2011-10-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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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조범현 감독 심경

구단의 공식 발표 전인 18일 오전, 조범현 감독(사진)은 벨소리가 몇 번 울리기 전에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포스트시즌 때문에 바쁠 텐데 전화까지 다 주시고.” 사전취재를 통해 이미 확인한 감독 교체가 사실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밝은 음성이었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 취재 내용을 확인하자 “오후에 구단에서 발표할 예정인데 미리 아셨네.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패한 직후부터 마음을 정리했었고, 성적부진을 책임져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왔어요”라고 담담히 말했다.

전화 통화를 하는 시간 조 전 감독은 자신의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었다. ‘중도 사퇴로 아쉬움이 크겠다’고 묻자 “프로의 세계는 모든 것을 성적으로 말해야지. 전반기에 흐름이 좋았는데…. 결과적으로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고 답했다.

마침 이날, KIA는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다. 자진사퇴 형식이었지만 그룹에서 내려온 갑작스러운 해임 통보, 그러나 조 감독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대신 팬과 구단, 선수, 코칭스태프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조 전 감독은 KIA에 10번째 우승을 안겼다. 그러나 후임 선동열 감독이 1년 전 삼성에서 그랬듯이 결국 지역색깔에 밀렸다. 광주 여론은 대구 출신, 비 해태 출신 조 감독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2009년 높기만 했던 지역의 벽을 허문 듯 했지만 타지 감독에게는 4위도 낙제점이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KIA팬들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했다. “정리되는 대로 이제 광주를 떠나야겠지만, 최고 인기 구단 KIA에서 감독을 하고 우승도 하고 평생 못 잊을 순간이야. 팬들께도 감사한 일이 많았지. 앞으로 새 감독이 잘 하실 거야. 내년에는 KIA가 꼭 좋은 성적 올렸으면 좋겠어.”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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