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타이거즈 왕조’ 이끌다 ‘주니치 임대’ 마음의 상처

입력 2011-10-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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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과 해태, 그 애증의 관계

‘국보’, ‘무등산 폭격기’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선동열 KIA 신임 감독은 과거 해태 시절 ‘타이거즈 왕조’를 이끈 주역이었다.

선 감독은 입단 첫해였던 1985년부터 일본으로 진출하기 직전인 1995년까지 11년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해태는 이 기간 1986∼1989년 4연속 한국시리즈 패권을 비롯해 무려 6번 챔피언에 올랐다. 2009년 우승까지 포함해 ‘타이거즈 V10’ 중 선 감독의 손끝에서 맺어진 결실은 무려 6차례나 된다.

선 감독은 임대선수 형식으로 1996년 주니치에 입단하며 해태를 떠났다. 입단 과정부터 1999년 주니치에서 은퇴할 때까지, 두 번의 임대 재계약 과정에서 재정난에 시달리던 해태가 자신을 가지고 ‘돈장사’를 펼치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한동안 “고향팀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선 감독은 현역 은퇴 뒤 사석에서 섭섭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주니치에서 돌아온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을 거쳐 삼성 수석코치∼감독 등을 지냈지만 선 감독은 타이거즈와 일정 기간 거리를 뒀다. 그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젠간 분명히 고향팀에 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처럼 빨리 복귀하리라고 짐작한 이는 드물다.

결국 지난해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난 게 결정적 계기라면 계기가 된 셈.

15년의 세월 동안 타이거즈는 해태에서 KIA로 주인이 바뀐 지 이미 오래다. “타이거즈지만 기업 자체가 해태와 KIA로 다르지 않나. 이젠 해태가 아니잖아”라는 선 감독의 말에 많은 뜻이 담겨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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