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에 뜬 선동열…어떤 팀과 붙어도 ‘빅카드’

입력 2011-10-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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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선동열 신임 감독. 스포츠동아DB

■ 선동열, KIA행의 의미


선후배·절친·맞수·미일야구·영호남…
7개 구단 모든 감독들과 라이벌전 구도
30년만에 프로야구 세대가 지휘봉 독점


KIA가 제7대 타이거즈 사령탑으로 선동열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면서 프로야구는 새로운 트렌드와 지형도를 그리게 됐다. 선 감독이 KIA 지휘봉을 잡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2012년 프로야구는 수많은 관전 포인트를 낳는다.


● 프로야구 30년, 주류를 장악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들

이제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선수로 활약한 인물들이 사령탑을 장악하게 됐다. 시즌 도중 SK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고 이만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만들어진 지형도지만, 시즌 후 김성근 감독의 거취에 따라 이같은 밑그림은 깨질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중후반부터 감독 교체설이 나돌던 LG(김기태), 두산(김진욱), KIA(선동열)의 3개 구단이 모두 사령탑을 확정하면서 이제 변동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SK도 이변이 없는 한 포스트시즌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만수 대행에게 내년 시즌 정식 지휘봉을 맡긴다는 복안.

기존 삼성(류중일), 롯데(양승호), 한화(한대화), 넥센(김시진) 감독은 그대로 간다. 여기에다 제9구단 NC도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프로야구 30년 만에 9개 구단 사령탑은 완전히 프로야구 세대로 교체됐다.




● 영호남 라이벌 삼성·KIA의 순혈주의 회귀

광주 출신이자 해태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선동열은 지도자 생활을 삼성에서 시작했다. 2004년 삼성 수석코치에 이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삼성 사령탑을 맡았다. 2차례 우승을 포함해 5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말 계약기간을 4년이나 남겨둔 상태에서 해고됐다. 지도력과는 별개로 민심은 삼성의 순혈주의를 원했고, 결국 삼성은 적자 출신 류중일 감독을 택했다. 그런데 KIA는 팀 리빌딩을 통해 2009년 10번째 우승에 방점을 찍은 대구 출신의 조범현 감독을 해고하고 프랜차이즈 스타인 선 감독을 영입했다.

순혈주의로 삼성에서 물러난 선 감독이 순혈주의로 KIA에 둥지를 튼 사실이 묘하다. 내년 시즌 전통적 영호남 라이벌 삼성과 KIA의 대결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선 감독은 자신이 키운 삼성 제자들의 장단점을 파고들어야 하고, 그 제자들은 스승을 향해 화살을 쏘아야 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승부가 펼쳐진다.


● 선동열의 KIA 입성으로 흥미로워지는 카드들

흥행카드가 많아졌다. 한화와의 맞대결이 먼저 그려진다. 해태 시절 찰떡궁합을 이뤘고, 삼성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기도 한 한대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기 때문. 또 현역시절 최고 투수와 최고 타자로 양분됐던 이만수 SK 감독과의 색깔대결도 기대되는 카드다. 메이저리그식 호쾌한 야구와 일본식 세밀한 야구의 충돌이다.

최고 투수 조련사로 쌍벽을 이루는 넥센 김시진 감독과의 대결은 물론 현역 시절 ‘선동열 킬러’로 이름을 날린 두산 김진욱 감독과의 대결도 화제를 낳을 전망이다. 선 감독의 부임설이 무성했던 LG에는 광주일고 후배 김기태 감독이 자리를 잡았다.

KIA가 잠실원정을 올 때 선 감독을 보기 위해 KIA팬들이 몰려들 게 뻔해 LG와 KIA의 맞대결은 전통의 흥행카드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에는 고려대 선배인 양승호 감독이 있다. ‘빛고을에 뜬 태양’ 덕에 프로야구의 흥미가 배가되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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