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응원단이 ‘페어플레이’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전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K리그는 얼마 전까지 알 이티하드(사우디)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이젠 다른 공공의 적이 생겼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알 사드(카타르)다.
알 사드의 밉상은 도를 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추태를 부렸다. 이미 수원과 대회 4강 1차전에서 난투극도 모자라 관중을 밀치며 물의를 일으켰다. 특히 전북전에서 역전 골을 넣은 용병 케이타는 관중의 목을 조른 주범이었다.
특유의 침대 축구도 계속됐다. 별다른 충돌 없이 넘어졌고, 일단 쓰러진 뒤에는 들것이 올 때까지 일어서지 않았다. 동료가 찬 볼에 두 명이 쓰러지는 빼어난 연기력도 보여줬다. 8장의 무더기 경고가 적을 정도였다.
한술 더 떠 AFC는 알 사드 추태 방조를 넘어 중동 전체의 대변자 역할까지 했다. AFC는 알 사드에 아주 관대했다. 팬 폭행에 수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등의 선진 조직과는 거리가 먼 결정을 내렸다.
심지어 전북-알 이티하드, 수원-알 사드가 만난 대회 4강에는 모두 중동 심판이 배정돼 편파 판정의 우려를 자아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이례적으로 “심판 배정부터 계속 한국이 피해를 입었다. 한국 축구의 외교력이 좀 더 강해져야 한다”고 입을 연 배경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알 사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포사티 감독은 “카메라는 진실을 말한다. 난 팬 폭행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알 사드 관계자는 취재석 테이블에 올라가 펄펄 뛰어다니는 행동도 불사했다. 항간에선 알 사드가 요청한 결승전 연기를 묵살하는 대신 케이타에 대한 징계를 뒤로 늦추는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