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UAE전 막전막후] 박주영, 단독찬스서 왜 버벅거렸지?

입력 2011-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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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 박주영. 스포츠동아DB

전반 1대1 찬스서 수비수 못봐 볼 뺏겨
조감독 경기전 “곽태휘 파울 안돼” 엄포
전반 졸전에도 “무실점 굿!” 되레 독려


11일(한국시간) 벌어졌던 한국-UAE 전은 숨 막히는 접전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 내내 거의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선수들을 지시하고 독려했다.

0-0으로 끝날 듯 하던 경기가 막판 이근호와 박주영의 골에 힘입어 승리로 끝나자 조 감독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치열했던 90분 막전막후를 살펴본다.


●…박주영은 전반 36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완벽한 찬스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박주영은 슛 대신 페인트 동작을 쓰다가 볼을 빼앗기고 말았죠. 벤치와 관중석에서 일제히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평소 박주영 답지 않은 플레이였기 때문이죠.

경기 후 들어보니 박주영은 뒤의 수비수를 의식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조 감독과 동료들에게 “뒤에서 달려오는 수비수를 미처 못 봤다”고 털어놨다네요.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박주영은 계속 그 장면을 되새기며 스스로 자책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경고를 받아 레바논 전에도 뛸 수 없게 됐으니 주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겠죠. 이번에는 그라운드 밖에서 동료들에게 힘을 주는 박주영의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조 감독은 홍정호를 미드필더로 올리고 곽태휘를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시키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곽태휘는 올 초 아시안 컵에서 2경기 연속 PK를 내준 아픈 경험이 있죠.

조 감독은 “문 앞에서 절대 파울 낼 생각하지 마라”고 신신당부했답니다.

“수비수를 놓치면 일단 따라만 가라. 네가 얼마든지 스피드가 있으니 급하게 문 앞에서 뺏으려고 하지 마라”고 계속 설명했다고 하네요. 효과가 분명 있었습니다. 곽태휘는 이정수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이렇다할 위기 없이 상대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는 데 일조했죠.


●…UAE전 전반은 졸전이었습니다. 보통 이럴 때 하프타임 분위기는 안 좋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날은 조금 달랐다네요. 화기애애하지도 않았지만 적막이 흐르는 무거운 분위기도 아니었답니다. 대표팀의 1차 목표였던 무실점에 성공했기 때문인데요.

조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란 게 실점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맏형 이정수는 수비수와 미드필더들 후배들에게 “우리가 실점을 안 하면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 무실점으로 버텨주면 언젠가 골 터질 것이다”고 독려했고요.

홍정호도 “우리가 골만 안 먹으면 누가 넣든 후반에 득점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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