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 “3년 후 배우 은퇴? 글쎄…영화제작이 더 재밌긴하다”

입력 2011-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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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머니볼’ 홍보차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 ‘머니볼’ 홍보차 첫 내한 브래드 피트

아내 졸리에게 한국 좋은 얘기 많이 들어
평소 세인트루이스 광팬…WS 우승 기뻐
젊음 보다 지혜…나이 드는 것 안 두렵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할리우드 톱스타이지만 시종일관 진지했다.

브래드 피트가 영화 ‘머니 볼’(17일 개봉) 홍보 차 14일 밤 전세기를 이용해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내한 첫 일정으로 15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 하나에 5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며 묵직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

처음 한국을 찾은 소감을 묻자 “지난해 한국을 다녀간 아내(안젤리나 졸리)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한국 시장은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에서 허브 역할을 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아카데미 주연상? 인정받으면 즐거움 느낄 것”

‘머니 볼’에서 브래드 피트는 최하위 야구팀의 구단주로 부임해 과학적 데이터를 도입해 강팀으로 키운 메이저리그의 실존 인물 빌리 빈을 연기했다. 인생사를 유머와 야구로 엮어낸 이 영화는 미국에서 먼저 개봉해 호평받았다. 흥행과 호평에 힘입어 브래드 피트는 내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브래드 피트는 수상 가능성에 ‘쿨’한 태도를 보였다. “영화를 찍을 때 목표는 10년, 20년 후까지 메시지를 선사할 수 있느냐”라고 말하며 “다른 면(수상)을 인정받는다면 추가적인 즐거움을 느끼겠지만 수많은 친구 배우들이 수상하는 것도 내게는 즐거움”이라고 했다.

적자생존의 할리우드 시스템에 적응하는 그만의 원칙을 묻는 말에는 “스토리를 본다”는 말로 긴 답변을 시작했다. “‘이 시대를 반영하는 이야기는 뭘까’, ‘이 시대를 알리는 티켓이 주어졌는데 짧은 시간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누구와 이 작업을 할까’ 등을 늘 고민한다. 나는 부품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여러 환경에) 맞물려야 하나 고민한다.”

브래드 피트는 어느 질문을 하든 “다양한 재능”,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영화의 주인공 빌리 빈과 자신의 공통점을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상대를 존중하고 존경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면이 비슷하다”고 답했다.


● “나이 드는게 두렵진 않다”

브래드 피트는 실제로도 야구팬이다. 좋아하는 팀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미주리 지역에서 자랐는데 근교의 팀이라 이번 우승이 더 좋다”는 그는 “특히 월드시리즈 6차전은 아무리 과학적으로 분석해도 마법처럼 완성되는 게 야구라는 사실을 증명한 경기다”고 평가했다.

최근 브래드 피트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기는 50세 때 은퇴하고 그 후엔 제작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한 정확한 계획을 묻자 “배우로 활동 중단의 기한을 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영화 제작에 더 흥미를 갖은 게 맞다”고 했다.

“제작하기 복잡하고 어려운 작품을 만들고 싶다. 지금 제작 중인 거대한 좀비 영화 ‘월드 워 Z’에는 한국 투자사(롯데엔터테인먼트)도 참여했는데 앞으로 한국회사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오랫동안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인정받은 그는 “나이 드는 건 두렵지 않다”는 여유도 보였다. 이유는 “나이 들며 지혜가 따라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젊음과 지혜 중 택하라면 지혜를 선택하겠다”는 그는 “자녀가 생기면서 달라졌다. 아빠로서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나는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브래드 피트는 이날 오후 7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레드카펫과 시사회를 열고 관객과 만난 뒤 16일 새벽 출국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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