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한국인 통역 준비…이승엽 포기한 22억 베팅 가능

■ 이대호, 오릭스행 유력한 이유

내년 이대호가 입을 유니폼은 사실상 일본 오릭스다. 아직까지는 원 소속구단 롯데와의 협상기간이지만 오릭스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롯데가 아무리 큰 대형 계약을 제시했다고 해도,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른 일본 구단이 적극적으로 달려든다면 경쟁이 될 수 없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오릭스에 몸담았던 한 코치는 17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오릭스의 이대호 영입은) 사실상 이미 결정이 났다. 이대호가 마지막 극적으로 (롯데 혹은 국내 잔류) 마음을 바꾸면 모를까. 오릭스가 정성껏 계약을 준비했기 때문에 우선협상이 끝나면 매우 빨리 마무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릭스는 이미 이대호를 위한 통역까지 준비해놓았다. 오릭스는 최근 6년간 이승엽의 통역으로 활동했던 정창용 씨와 2년 더 계약을 연장했다. 정 씨는 이대호와 같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와 동국대에서 야구를 했다. 이승엽과 박찬호가 한꺼번에 팀을 떠난 마당에 다른 한국선수 영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오릭스가 정 씨와 재계약할 이유는 없다. 정 씨는 이대호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친분을 갖고 있다. 이대호의 일본야구 적응에 최고 도우미가 될 수 있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 오릭스에서 받을 수 있는 연봉 1억5000만엔(약 22억원)을 포기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2011년 한국프로야구 연봉 1위 두산 김동주(7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계약금이 더 필요하지만 오릭스로선 이승엽에게 줄 연봉을 이대호 영입에 투입할 수 있다. 특히 모기업이 한국에서 저축은행을 운영하고 있어 오릭스는 이대호를 통해 마케팅과 중계권 수입, 중심타자 보강 등의 여러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