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박성호. 동아일보DB
SBS ‘개그투나잇’서도 소재 활용 추진
‘개그에는 개그로 대응, 그게 우리 방식!’
강용석 의원의 최효종 고소건과 관련해 이번 사태에 대한 동료 개그맨들의 대응방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감정적이고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대신 이를 개그의 소재로 다루어 뜻을 밝히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마귀 유치원’에 출연 중인 박성호(사진)와 정범균은 19일 최효종이 출연한 ‘승승장구’ 녹화에 깜짝 게스트로 나섰다. 두 사람은 녹화에서 최효종이 처한 상황을 개그로 재치 있게 풀어 방청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한 개그맨은 20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소 사실이 알려진 다음 날인 18일 마침 프로그램 코너 회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사건을 코너에 적절히 녹여 개그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다소 예민한 상황이라 제작진 회의나 방송에서 편집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개그로 보여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BS ‘개그투나잇’에 출연 중인 한 개그맨 역시 “프로그램 자체가 시사와 풍자를 접목시킨 개그를 지향하는 만큼 이번 사안이 좋은 소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그 수위에 있어서는 코너를 함께 하는 동료, 제작진과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개그 프로그램 현장의 움직임과 함께 김미화와 남희석 등 최효종의 선배 개그맨들도 트위터나 미투데이 등 SNS를 통해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지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17일 무소속 강용석 국회의원이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사마귀 유치원’에 출연 중인 개그맨 최효종을 국회의원 집단모욕죄로 서울남부지검에 형사 고소하면서 벌어졌다.
강 의원은 고소장에서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번에 먹으면 돼요’라고 말해 국회의원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