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최종협상 후에도 연락 기다렸는데…” 굿바이 LG!

입력 2011-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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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오른쪽)이 14년간 뛴 LG를 떠나 22일 SK 이적을 확정지었다. 조인성은 지명타자로 활용될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 조인성, SK 계약하기까지

14년간 몸담은 프랜차이즈 스타 끝내 외면
오른손 거포 절실한 SK의 구애에 떠나기로
오퍼 못받고 돌아오리라는 LG 예상 빗나가


SK가 조인성(36)을 영입했다. 포수로서가 아니라 방망이를 보고 데려왔다. SK는 22일 ‘조인성과 3년간 계약금 4억원, 연봉 4억원, 연간 옵션 3억원 등 최대 19억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스토브리그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중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14년 LG맨 조인성은 어쩌다 SK의 손을 잡게 됐을까.


● SK 사이드

SK의 오랜 숙원은 오른손 거포의 확보였다. 그래서 SK는 박병호에게 강력한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LG는 박병호를 넥센에 넘겼다. 한국시리즈 패배는 SK에 우타자 갈증을 더 느끼게 했다. 그러나 ‘용병=선발투수’라는 틀을 깨고 싶진 않았다. 결국 SK의 시야는 FA 시장으로 향했다. 정대현이 미국으로, ‘작은’ 이승호가 롯데로 넘어가며 가용실탄도 발생했다. 시장에는 김동주와 조인성이 있었는데, SK는 고심 끝에 조인성을 택했다. 최종 결정이 내려진 때는 21일 오후였고, 바로 조인성과 만나 계약을 이끌어냈다. SK는 협상 테이블에서 조인성을 포수보다는 지명타자로 쓸 방침을 분명히 했다. 포수 조인성을 완전히 포기하진 않겠지만 장타력을 기대한 영입이다. SK 관계자는 “박경완은 반드시 20인 보호선수에 포함된다. 은퇴 후까지 SK 지도자감”이라고 밝혔다.


LG 사이드

“송신영, 이택근은 몰라도 조인성을 놓친 것은 LG에 치명적”이라는 것이 야구계의 중론이다. 약점이 분명해도 현 실정에서 조인성만한 포수가 없어서다. 김기태 감독은 “이미 윤상균에게 포수 훈련을 시켜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상황 자체가 LG가 급해졌다는 정황 증거다. 보상선수로 3명을 뽑아올 수는 있겠으나 LG의 구미에 맞는 선수들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언감생심이다. FA 김동주가 남아있지만 김 감독은 “현재는 생각이 없다”고 했다. 체질개선의 계기라는 소수의견도 있다. 그러나 LG는 최동수를 2차 드래프트로 영입했다. 또 박재홍과 접촉하고 있다. 체질개선을 논하기에는 상황이 몹시 다급해졌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 조인성 사이드

SK맨이 된 조인성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복잡하다”고 했다. “어느 누가 14년 몸담은 팀을 떠나고 싶겠나. FA 선수로서 실력과 상황에 맞는 재평가를 받고 싶었다. 그러나 LG는 뒤늦게 3번 만난 것이 전부다. 마지막 협상이 끝나고 (오후) 7시부터 차에서 기다렸는데 연락이 왔으면 흔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오지 않았다.”

LG는 어디서도 오퍼를 받지 못하다 결국에는 돌아올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격적으로 SK가 움직였고,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조인성은 “SK에서도 포수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은퇴식을 LG전에서 하고 싶다는 (김)재현이 마음을 알 것 같다”는 말에선 LG를 향한 미련이 진하게 묻어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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