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프랜차이즈 스타의 SK행…조인성, 절친 ‘김재현 판박이’

입력 2011-11-2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조인성-김재현. 스포츠동아DB

묘한 인연이다. FA 조인성(36)은 22일 LG를 떠나 SK와 3년간 총액 19억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7년 전 조인성의 신일중∼신일고 동기동창인 한 절친한 친구가 똑같이 LG에서 SK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주인공은 조인성과 고교 동창이자, 1994년 연세대에 함께 진학할 예정이었던 김재현이다.

김재현은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수년간 LG를 상징했던 최고의 스타였다. 그러나 2005년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취득한 그에게 LG는 희귀병인 ‘고관절 괴사증’을 이유로 모든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는 각서를 요구했다. 결국 김재현은 SK와 FA 계약을 했고, 2007년 SK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김재현이 6년간 SK에 남긴 성적은 62홈런 306타점. 김성근 전 감독이 좌완투수가 나오면 김재현을 쓰지 않았던 플래툰 시스템의 신봉자임을 고려하면 매우 뛰어난 성적이다. 특히 김재현은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SK의 주장을 맡아 뛰어난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팀을 위해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조한 김성근 전 감독이 선수단과 큰 갈등을 빚지 않았던 배경에는 카리스마와 온화함, 그리고 인간적 매력을 두루 갖춘 김재현의 역할이 컸다.

김재현은 신일고를 졸업하고 연세대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LG의 설득에 이호준과 함께 부산으로 도피한 뒤 프로에 입단했다. 당시 김재현과 달리 대학에 진학했던 조인성은 1998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김동수가 삼성으로 떠난 후 안방마님이 된 조인성은 14년간 팀의 중심이었다. 1483경기를 뛰었고 149홈런 647타점을 올렸다. 2번째로 FA 자격을 획득한 올해 결국 LG와 협상에 실패한 뒤 7년 전 친구가 택했던 길을 따라 인천행 차를 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