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사진제공|스포츠 코리아
선발 배영수에 직구 자제 주문 주효
벼랑 끝에서 마주친 홈팀 퉁이 라이온즈. 삼성 류중일 감독은 27일 경기 전 이례적으로 선수단을 집합시켜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그만큼 전날 소프트뱅크전 참패의 후유증은 컸다. 류 감독은 비장한 어조로 “아무리 선발투수가 없어도 한일전에 대한 국민정서도 있고 해서 (소프트뱅크전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결과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어떻게든 승리가 필요했다. 의지만으로는 턱도 없다. 그에 상응하는 실력으로 입증해야 했다. 그리고 기본은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 지난 이틀간 퉁이의 전력을 현장에서 분석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대만에 오기 전만 해도 이렇다할 정보가 없었기에 더욱 절실했다.
퉁이전을 앞두고 삼성 전력분석팀의 이준민 사원은 25일 소프트뱅크전, 26일 퍼스전 등 퉁이가 치른 예선 2게임을 바탕으로 한 정보를 공개했다. 그는 “퉁이는 전반적으로 투수는 약한 반면 타자는 강하다. 대만은 투수들이 주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지는 편인데, 그래서 타자들도 이 두 가지 구종에 강하고 타율도 높다. 오늘 퉁이 타자들의 타격훈련을 지켜봐도 빠른 볼은 잘 쳤다”고 귀띔했다. 이어 “선발 배영수는 오늘 직구로는 힘들다. 좌우로 휘는 구종, 좋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갖고 있어서 이 공들로 퉁이 타자들을 공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계대상으로는 3번 좌타자 판우시옹과 4번 우타자 베테랑 1루수 장타이샨을 꼽았다. 특히 “판우시옹은 배트 스피드가 좋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으로선 행운도 따랐다. 올시즌 대만리그 홈런왕(22개)인 가오구어칭은 전날 퍼스전에서 입은 왼 손목 부상 때문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선발 배영수는 장타이샨에게 2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는 노련한 피칭으로 선발 임무를 거뜬히 완수했다.
타오위엔(대만)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