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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찬 한상훈 “욕먹기가 나의 일”

입력 2011-1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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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한상훈.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한상훈. 스포츠동아DB

한화 선수단 납회식 새 주장 선출
“욕먹는데 익숙해…해야 할일 많다”


“아무래도 감독님과의 혈연관계가 크게 작용한 게 아닐까요.”

한화 한상훈(31·사진)이 유쾌하게 농담했다. 남다른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한화의 새 주장이 된 소감이었다. 한상훈은 30일 열린 선수단 납회식에서 2012년 새 주장으로 선출됐다. 3년간 주장이었던 포수 신경현에게 완장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사실 나가사키 마무리 캠프로 떠나기 전부터 이미 차기 주장으로 내정돼 있었다. 한 감독과 본관(청주 한씨)이 같은 한상훈이 “감독님이 촌수로는 할아버지뻘이시라 잘 봐주신 것 같다”고 우스갯 소리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감독 혼자만의 뜻은 아니다. 선수들 전원이 한상훈을 주장 자리에 앉히는 데 동의했다. 한상훈은 “당연히 부담이 된다. 내 앞가림도 잘 못 하는데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주장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새벽 기도를 시작했다. 앞으로 기도할 일이 더 많을 것 같아서 그렇다”고 털어놨다. 그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2년간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 시즌, 우려를 딛고 다시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았다. 그 사이 2년 연속 최하위였던 팀은 공동 6위까지 올라왔다. 게다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주장 완장은 한상훈의 가치와 역할을 다시금 인정하는 신호와도 같다.

한상훈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 중 하나가 ‘욕먹기’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욕을 많이 먹으면서 운동해서 그런지 충분히 익숙하다”면서 “동료들에게 ‘축하한다. 앞으로 성심성의껏 돕겠다’는 인사를 받았다. 다들 착하고 늘 격려해주는 게 한화 분위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두 마리 토끼를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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