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일본의 대표팀 감독 영입방법은?

입력 2011-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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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투명성…일본은 달랐다

외국인 원칙하에 100여명 지도력 점수화

후보 정해지면 진척사항 공개 투명한 협상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외국인 감독 영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협회는 1차적으로 이달 내 감독 선임을 목표하지만 시기적으로 촉박한 게 사실이다. 이 가운데 일본 축구의 경우를 살펴보는 것도 유익할 듯하다.

작년 남아공월드컵이 끝난 뒤 오카다 다케시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자 일본축구협회(JFA)는 외국인 사령탑을 영입하는 쪽으로 결론 냈다. 월드컵 체제로 당장 돌입하는 게 아니라 일찌감치 세계 축구의 흐름에 맞는 명망 있는 지도자를 데려와 경기력과 조직력, 세대교체를 두루 꾀하겠다는 의지였다.

과정은 생각보다 길었고, 쉽지 않았다.

JFA는 전 세계를 통틀어 100명의 후보군 리스트를 만든 뒤 현직에 없고 일본 축구의 틀에 맞는 감독을 추려 최종 후보 10명을 뽑았다. 이후 하라 히로미(52) JFA 기술위원장이 남미와 유럽을 두루 다니며 한 명, 한 명 따로 접촉했다.

대부분이 고사했다. 비엘사, 페케르만, 쿠엘만, 페예그리니, 만서노 등 영입 대상으로 올린 상당수 감독들이 거절 의사를 전했다. 일본 축구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JFA 연락을 미리 받지 못했고,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부터 거쳐야 한다는 점, 일본 축구를 연구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몇몇은 하라 위원장을 문전박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외의 소득도 있었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개인 에이전트를 통해 JFA에 이력서를 제출한 것. 사실 자케로니 감독은 JFA의 최종 10명 후보군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협상 끝에 작년 8월 말 JFA와 계약한 자케로니 감독은 연봉 2억 엔(약 3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본행을 결정했다. 계약기간은 2+2년으로 두 번째 옵션이 효력을 발생하는 시점은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부터다. 후보 리스트 작업부터 자케로니 감독과의 사인까지 약 두 달여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 협회 기술위는 한국 축구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출신 지도자의 영입을 1순위로 정해둔 상황. 반면 JFA는 ▲명성 ▲지도력 ▲리더십 ▲(클럽 및 대표팀) 성과 등을 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골랐다. 또 감독 후보들이 정해지면 개괄적인 진척 사항을 공개해 투명한 협상을 지향했다. 협회 기술위가 참고할만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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