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바보’ 장동건 “아내 덕에 아들이 아빠 알아봐요”

입력 2011-12-15 17: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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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장동건. 스포츠동아DB

장동건(39)이 영화 ‘마이웨이’ 촬영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왼쪽 무릎 수술이었다.

첫 미국무대 진출작인 ‘워리어스 웨이’를 찍을 때 입은 무릎 연골 부상의 치료를 그동안 미루어 왔었다. 하지만 2차 대전을 그린 전쟁 블록버스터. 전쟁의 포화를 온 몸으로 뚫고 가는 인물 준식을 연기하면서 일단 몸부터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마이웨이’의 개봉이 불과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15일, 장동건을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장동건이 맡은 준식은 식민지 조선의 마라톤 선수. 불운한 사건에 엮인 뒤 일본군에 징집된 준식은 소련군에서 다시 독일군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산다. 그 옆에는 평생의 라이벌 일본 장교 타츠오(오다기리 조)가 있다.

“7년 전 ‘태극기 휘날리며’를 찍은 뒤 다시는 전쟁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더 나올 전쟁이 없을 것 같았는데, 2차 대전이 나왔어요. 제의를 받고 ‘강제규 감독님이 연출하면 하겠다’는 말로 사실상 거절의 뜻을 전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네요. ‘마이웨이’는 상상하는 것 이상을 찍어내고 표현해낸 영화입니다.”


◆ “외국어 대사? 요령 생겨서 큰 어려움 없어“

‘마이웨이’는 중국 여배우 판빙빙까지 포함해 한·중·일 스타가 만났다. 대사의 70%가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이다.

장동건은 전작인 ‘워리어스 웨이’에서 모든 대사를 영어로 소화했는데, 이번에는 일본어 대사가 대부분이다.

“저는 왜 그럴까요. 하하. 조금씩 요령이 생겨요. 지금 찍고 있는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는 모두 중국어 연기에요. 대사만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외국어 실력은 높지 않아요.”

장동건은 내년 1월14일 일본에서 ‘마이웨이’가 개봉한 뒤 중국으로 넘어가 ‘위험한 관계’를 마저 촬영한다.

멜로물인 ‘위험한 관계’는 중국 자본으로 제작되는 중국영화. 그러고 보니 그의 최근 출연작 세편은 모두 해외 영화이다. “해외 작품에 집중하는 진짜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진지한 대답이 돌아왔다.

“일종의 개인적인 결핍이에요. 태생 자체가 많은 관객이 보게 되는 ‘마이웨이’ 같은 영화라면 배우로서 보편적인 감정 폭을 택해요. 거기서 오는 결핍이 있고 새로운 욕구가 생기죠. ‘위험한 관계’를 택한 이유는 디테일한 감정과 상황으로 보여줄 게 많기 때문입니다.”

해외촬영이 계속되다 보니 아무래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줄 수 밖에 없다. 이런 그의 일정에 아내인 고소영의 불만도 있다.

장동건은 “(고)소영 씨는 아이가 아빠 얼굴을 잊을까봐 매일 사진을 보여줬는데, 그런 노력 덕분에 오랜만에 만난 아들이 ‘아빠’라고 불렀다”고 의외로 ‘아들 바보’의 면모도 보였다.

“아이가 더 커서 ‘장동건 고소영의 아이’로 불려질 때를 생각하면 걱정돼요. 그 아이의 인생이고 운명이지만 그 때 현명하게 보살펴 줘야할 것 같아요. 배우를 하겠다면 이유를 묻고 합당하면 허락할 생각이에요. 일단 싹수를 봐야죠. 하하.”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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