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찬호, 류현진보다 더 줄 수 없다”

입력 2011-1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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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왼쪽)의 한화행이 가시화되면서 연봉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는 일단 ‘대한민국 최고 투수인 류현진만큼은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지난해 한화의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찬호와 류현진.스포츠동아DB

한화가 밝힌 연봉 적정선

“박찬호 영입은 전력보강용 아니다”
류현진 올 연봉 4억원 한도액 설정
용병 최고액 3억6000만원도 고려


박찬호(38)의 적정몸값은 얼마일까? 요쯤 뜬 ‘애정남’도 쉽사리 답을 내놓을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다. 협상 당사자인 박찬호와 한화 구단은 소위 ‘박찬호 특별법’이 통과되기까지 이해관계가 일치했으나 이제는 연봉타결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 신경전이 불가피한 구도다.

비교적 객관적이라 할 제3자인 야구계의 의견도 천차만별이다. ‘협상을 깨도 된다’는 견해부터 ‘김태균만큼 줘야 된다’는 주장까지 각양각색이다. 유독 박찬호 계약이 난감한 근본 원인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법으로 치자면 판례가 있다면 간단한데 없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입장이 다를 것이기에 협상을 속단할 수 없는 것이다. 박찬호를 높게 평가하는 시각은 ‘김태균이 15억, 이승엽이 11억인데 박찬호가 그보다 덜 받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유달리 거품이 많이 낀 올 스토브리그 시장 상황도 눈높이를 높였다.

그러나 협상 당사자인 한화는 기준점을 김태균, 이승엽으로 찍고 생각하는 것부터 동의하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한화가 어떤 기회비용도 치르지 않고, 특별법을 통과시킨 과정에서 한화의 시각이 읽힌다. 바로 ‘한화의 박찬호 영입은 한화 한 팀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야구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라는 명분이다. 이 명분은 박찬호가 한국으로 바로 진입할 틈을 열어줬지만 ‘한화는 김태균과 달리 전력보강용으로 박찬호를 영입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태균 연봉과 박찬호 연봉은 목적이 다른 만큼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는 근거가 한화 내부에서 견고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화의 핵심 관계자는 15일 박찬호 연봉의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두 가지 단초를 남겼다.

첫째, 이 관계자는 “류현진만큼은 줄 수 없다”는 구단의 기류를 전했다. 류현진의 2011시즌 연봉은 4억원이었다. 10승을 했기에 2012시즌에도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한화는 팀의 절대적 에이스인 류현진의 연봉을 고려해 4억 선을 한도로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로 이 한화 인사는 용병의 연봉 상한선인 30만달러 이야기도 꺼냈다. 이 액수는 한화로 환산하면 약 3억6000만원이다. 용병 레벨에서 박찬호의 가치를 모색할 수 있다는 발상인데 공교롭게도 첫 번째 기준과도 비슷한 언저리다.

그러나 박찬호의 상징성이라는 플러스알파를 마냥 무시할 순 없다. 그동안 해외에서 활동한 박찬호는 에이전트에게 계약을 일임했지만 한국에선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 첫 만남은 19일 이뤄진다. 양쪽의 체면과 실리를 동시에 충족시킬 솔로몬의 지혜는 무엇일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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