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논란’ 알리, ‘성폭행 당해…’ 충격고백

입력 2011-12-16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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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알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대학교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새앨범 수록곡 ‘나영이’ 곡 가사 논란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가수 알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대학교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새앨범 수록곡 ‘나영이’ 곡 가사 논란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가 ‘나영이’ 가사 논란과 관련해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알리는 16일 오후 5시 30분 서울시 종로구 홍지동에 위치한 상명대학교 상명아트센터 콘서트 홀에서 ‘나영이’ 가사 논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알리의 아버지 조명식 씨도 함께했다.

기자회견에서 알리는 자신도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이며 ‘나영이’는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큰 상처를 받은 8세 여아를 위해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알리는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수치심을 느끼고 한때 극단적인 생각을 했지만, 그런 저를 견디게 해준 것은 음악이었습니다. 부디 노래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픈 사람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아이와 아이의 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 드립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상의 모든 일정은 알리 아버지 조명식 씨가 대신했다.

조명식 씨는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좋지 않은 일로 뵙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딸 아이의 노래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특히 나영이와 부모님께 사죄를 드립니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알리가 성폭력 피해를 입을 당시에 대해 전했다. 알리는 2008년 6월 평소 알고 지내던 모 단체 후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알리는 남자에게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중상을 입고 실신한 상태에서 택시에 태워져 끌려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 후 가해자는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의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알리는 가해자에게 한마디의 사과도 받지 못한 채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나영이’는 가수 알리가 12월 13일 데뷔 2년 만에 발표한 첫 정규앨범 ‘SOUL-RI:영혼이 있는 마을’에 포함된 곡으로 알리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다.

이 곡은 일명 ‘조두순 사건’으로 지난 2008년 12월 조두순에게 강간 상해를 입은 8세 여아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노래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곡이 발표된 후 노래를 접한 누리꾼들은 ‘나영이’라는 제목과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라는 가사를 문제 삼았다. 이 곡이 나영이를 위로하려는 취지와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다. 눈길을 끌기 위해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샀다. 누리꾼들은 사건의 피해자인 나영이를 다시 거론해 나영이는 물론 가족들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한 번 더 큰 상처를 주었다며 비판했다.

알리의 소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규 앨범에 수록된 곡 ‘나영이’의 가사논란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올린다. 해당 곡 전량 폐기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나영이’ 음원은 온라인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오프라인으로 유통된 ‘나영이’ 수록 앨범 역시 전량 수거 후 폐기 중이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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