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필드에선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미 LPGA 투어에서 날아온 100승 소식과 최경주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일본에서 전해온 남녀, 그리고 시니어 투어의 한국 선수 상금왕 소식 등은 골프계를 뜨겁게 했던 훈훈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좋은 소식만 있었던 건 아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실수를 저질러 상처가 된 사건도 많았다. 2011년 필드를 시끄럽게 했던 화제의 사건들을 되돌아 봤다.
한국프로골프(KGT)투어의 ‘영건’ 김대현과 김비오가 중국 땅을 밟았다가 벌금 500만 원을 내야 하는 억울한(?) 사건이 발생했다.
6월 김대현과 김비오는 중국 옌타이에서 열린 원아시아투어 난산 차이나오픈에 초청받아 출전했다. 그런데 대회가 끝난 뒤 두 선수에게 날아온 건 500만 원의 벌금 통보였다.
사연인 즉 이랬다. KGT 투어에서는 국내 대회가 열리는 기간 세계 6대 투어를 제외한 다른 투어에 출전할 경우 해당 선수에게 벌금 500만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된 규정이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스바루 클래식이 열렸다.
미 PGA 투어에서 뛰고 있던 김비오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김대현은 미리 대회 출전을 약속해둔 터였기에 어쩔 수 없이 대회에 출전했다.
김대현은 “국내 대회도 중요하지만 이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약속했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벌금을 내야 하는 규정을 알고 있었지만 벌금을 내고서라도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김비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KGT 소속이긴 하지만 올해부터 미 PGA 투어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이 규정에 해당되느냐가 문제가 됐다. 결국 김비오도 벌금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규정은 앞으로 논란이 될 소지가 많다. 2012년 해외에서 뛰는 선수는 더 많아졌다. 미국에 6명, 일본에는 20여 명의 선수가 뛴다. 이들 중 어느 한 명이라도 국내 대회가 열리는 기간 6대 투어를 제외한 다른 투어에 나가면 벌금을 내야 한다.
의아한 점도 있다. 왜 굳이 6대 투어를 제외한 다른 투어에만 적용할까. 세계 6대 투어에는 미국과 유럽, 일본, 남아공, 호주, 그리고 아시안투어가 포함돼 있다. 원아시아투어만 6대 투어 밖에 있다. 그러니 이 규정은 원아시아투어에만 출전할 수 없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김대현과 김비오는 경기가 끝난 뒤 벌금 500만 원을 납부했다.
이런 억울한 일을 겪었던 김대현은 15일 KPGA 대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무려 15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왔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훈련 중이던 김대현은 협회로부터 몇 번이나 참석을 당부하는 연락을 받고 귀국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