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지옥훈련 ‘끼니는 햄버거…그것도 딱 10분’

입력 2012-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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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훈련 도중 10분간의 점심식사.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선수들이 3일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의 가스난로 곁에 모여 몸을 녹이며 햄버거를 먹고 있다. 고양|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트위터 @united97intl

김성근감독 고양 원더스 지옥훈련캠프 가보니…

“마이너리그에서도 햄버거는 많이 먹어 봤지만, 식사시간은 따로 있었다.” 마이너리그에서 5년간 눈물 젖은 빵을 먹던 정영일도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에 혀를 내둘렀다.

한 차례 이상 실패를 경험한 야구선수에게 마지막 희망을 주기 위해 창단한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훈련은 소문보다 더 강도가 높았다. 그동안 전주에서 훈련을 해왔던 원더스는 3일 경기도 고양 국가대표훈련장에서 새해 훈련을 시작하며 연고지 시민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오전 10시30분경부터 시작된 훈련은 2시간이 넘도록 중단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점심도 굶으면서 훈련을 계속하는 것인지 궁금해질 무렵 일단의 선수들은 덕아웃의 가스난로 곁으로 모여 들었다. 연신 “춥다”는 소리를 하며 선수들이 꺼내든 것은 햄버거와 콜라 한 캔. 세광고 졸업 후 프로 입단에 실패한 투수 최종협은 “투수 1조와 2조가 훈련을 하는 동안 3조와 4조가 식사를 하고, 그 후 훈련을 마친 1조와 2조가 돌아와 식사를 하는 방식”이라며 “햄버거니까 먹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되는대로 다시 준비를 해서 나간다”고 설명했다. 훈련 도중의 점심식사조차 햄버거로 때우는 지옥훈련에는 정영일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도 이렇게는 안 했다”면서도 불만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오후 1시경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지만 훈련장에 나와 있던 엄홍 원더스 운영관리본부장은 오히려 웃었다. “이 정도는 약과다”며 “전주에서는 투수, 야수로 조를 나눠 번갈아가며 쌓인 눈을 치우면서 훈련을 했다. 그런 과정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들에게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양|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united97in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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