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한국영화의 공습이라 부를 만 하다.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 영화 네 편이 18일과 19일 일제히 개봉한다. 코미디부터 멜로, 휴먼드라마까지 장르도 다양하고 주연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네 편의 흥행 전망을 살펴봤다.
● 부러진 화살 시사회 호평… 흥행 예감
요즘 영화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입소문’인 점만 보면 ‘부러진 화살’은 이미 개봉 전에 만루홈런이다. 언론 시사회 직후 호평이 나오기 시작했고 일반 관객을 대상 시사회를 거치며 입소문은 한층 고조됐다. 제작비 5억 원의 작은 작품이지만, 모처럼 만나는 웰메이드 법정 영화이다. 2007년 벌어진 ‘석궁 교수’ 사건을 다뤘지만 영화는 무겁지 않다. 곳곳에 위트와 풍자가 넘친다. 깊어진 얼굴 주름만큼 연륜이 쌓인 안성기의 매끈한 연기가 감상 포인트.
● 댄싱퀸, 관객층 폭넓어 흥행권 유력
연기 호흡은 자주 맞출수록 더욱 긴밀해지는 법. 이미 영화에서 세 번째 만난 황정민·엄정화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남편과 왕년의 꿈을 잊지 못해 댄스가수에 도전하는 아내의 이야기. 서울시장 선거 등 최근 이슈가 영화 곳곳에 녹아있는 데다 정치인이 아닌 정치인의 아내가 꾸는 꿈에 주목한 점이 경쾌하다. 화려한 조명 아래 엄정화의 ‘쇼’를 보는 재미도 솔솔. 연인 친구 가족단위 관객까지 폭넓게 공략할 수 있어 설 극장가 다크호스로 점쳐진다.
● 페이스 메이커, 김명민 역할 빙의 명품
스포츠 영화의 긴장감보다 한계를 딛고 꿈을 이루는 휴먼스토리. 당연히 성공하기까지 기나긴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고 관객은 기다려야 한다. 인내심이 적은 관객이라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듯. 중반까지 기복 없이 조용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탓이다. 물론 폭설이 뚝 끊기듯 후반부에는 확실한 한 방도 있다.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김명민에게 시선을 주다보면 눈물을 참기 어렵다. 인공치아를 낀 채 달리는 김명면의 ‘역할 빙의’는 이번에도 명품이다.
● 네버엔딩 스토리는 예측불허
편안하지만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 연인 관객을 겨냥한 로맨스물이지만 사랑의 감정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적은 편이다. 오히려 주연 엄태웅·정려원의 각종 ‘공약’에 관심이 모아지는 독특한 영화. 엄태웅은 “250만 명을 넘으면 정려원과 결혼하겠다”고 두 번이나 공언했다. “장난이다”는 해명도 없었다. 관객들이 과연 또 한 쌍의 스타 커플을 만들어낼까.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