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단체훈련 체질” BK는 천생 한국인

입력 2012-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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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맨’ 김병현이 27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애리조나 출국 김병현의 각오

한국서의 팀훈련 메이저리거 밑바탕
개인훈련 위주의 미국방식 잘 안맞아
근력 강화 등 몸만들기 최선 다할 것

“한국의 단체훈련이 그리웠다.”

한국인의 찌개문화는 때로 ‘우리’와 ‘협업’을 강조하는 민족성과 연관지어 설명된다. 타지에서 고국의 찌개가 그리운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이 아니라, 그 분위기에 대한 향수 때문이기도 하다. 프로야구에서도 한국은 단체훈련을 중시한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 개개인이 알아서 몸을 만드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오랜 미국생활로 ‘아메리칸 스타일’이 익숙할 것 같은 김병현(33·넥센)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27일 넥센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떠난 김병현은 한국식 단체훈련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나에게는 단체훈련이 더 맞다

성균관대 2학년 재학시절 애리조나와 입단계약을 맺고, 약 10년간 미국에서 생활한 김병현이지만, 결국 그가 야구의 기본기를 닦은 곳은 고국이다. 김병현은 “나에게는 단체훈련이 더 맞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단체훈련의 장점은 “자신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독기가 서린 선수라도 개인훈련을 하다 한계에 봉착하면,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한국처럼 단체훈련을 하면 포기하고 싶을 때 옆에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악물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병현은 애리조나를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메이저리그 데뷔 초창기보다 “오히려 한국에 있을 때가 몸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재기발랄 BK

김병현이 공항에 도착하자 그를 알아본 팬들의 사인공세가 이어졌다. 일본인 관광객들까지 그를 알아봤고, 김병현은 친절하게 사진촬영·사인 요구에 응했다. 재치 있는 말들도 쏟아냈다. “선발을 한다면 10승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는 “방망이가 잘 쳐 줘야지요”라고 응수했고, “마구 같은 ‘업슛’을 언제쯤 볼 수 있느냐?”고 묻자 “인터넷에서 찾아보시면 된다”며 말해 주변을 폭소바다로 만들었다.

당초 예상한 시각보다 다소 늦게 공항에 도착해 탑승시간이 촉박했지만, 그는 몰려드는 팬들에게 계속 사인을 선물했다. 주변에서 “이러다 늦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여권 챙겼는데 비행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해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엔트리에 포함됐다가, 여권분실로 대표팀에서 탈락한 해프닝을 염두에 둔 유머였다.


○애리조나에서 박찬호와 연락할 것


박찬호(39·한화)와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우선은 (마운드에서) 제대로 던져 본 다음에 생각해야 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찬호는 현재 서프라이즈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투산에서 한화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김병현은 “아직까지 따로 연락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애리조나에 가면 한번 전화를 해 보고 만날 생각”이라고 했다.

김병현은 자신의 몸만들기 구상에 대해서도 밝혔다. 현재 김병현의 몸은 미국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보다 다소 빠져 있다. 지난시즌 일본 생활의 영향으로 체중을 감량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일본 선수들은 학생처럼 호리호리한데도 잘 던진다. 일본에서 ‘근육과 힘이 다가 아니구나’ 하는 점을 느꼈다. 밸런스가 더 중요하다. 현재 몸의 뼈대는 만들어 놓았다. 몸이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야구장 안에서 쓸 수 있는 근육을 만들겠다. 코칭스태프와 상의해야겠지만, 일단 미국 전지훈련기간(2월16일까지)에도 가벼운 캐치볼 정도는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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