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뿌잉뿌잉’ 이종석, 역습을 노린다 “진지한 멜로도 자신 있어”

입력 2012-01-30 12:0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어딜 가나 '뿌잉뿌잉' 해 달래요. 익숙해졌지만 기분이 안 좋은 날에도 '뿌잉뿌잉'을 해야 해서…. 하하”

키 186cm, 넓은 어깨에 가녀린 몸매, 곱상한 얼굴에 번지는 시크한 미소가 시선을 유혹했다.

모델 아우라가 물씬 풍기는 그가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동생 안수정(크리스탈 분)보다 먼저 노트북을 차지하기 위해 두 주먹을 꽉 쥐고 볼에 대며 “뿌잉뿌잉”이라고 말하자, 브라운관 앞 여심이 녹아버렸다.

27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배우 이종석(24)의 첫인상은 수줍은 초식남이었다. “‘하이킥’ 안종석처럼 낯을 가리네요?”라고 묻자, 그는 “그게 아니라, 기자님이 예뻐서요”라고 한다.

살살 녹는 애교까지. 어쩜 이 남자, 여자를 조련할 줄 안다.


▶ 아이돌그룹 래퍼에서 '하이킥'까지

가수 비의 드라마 '풀하우스'를 보고 배우의 꿈을 가졌으나 첫 시작은 모델이었다. 16세 때 국내 최연소 남자 패션모델로 주목 받았지만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모델로 활동 다음 아이돌 데뷔 준비도 했어요. 하기 싫었죠. 노래도 진짜 못해서 랩 파트를 맡았죠. 2년 동안 준비했던 친구들인데 갑자기 내가 멤버라니 얼마나 미웠을까요. 단체 생활도 안 맞아서 결국 뛰쳐나왔죠.”

24살이라기엔 꽤 성숙한 말투였다. 산전수전 겪어봤다는 듯. 이종석은 2010년 SBS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로 데뷔 전까지 시간에 대해 “사람 미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3년 동안 인생 공부했죠. 아무것도 안 하니 내일이 괴로운 거죠. 그런데 '검프'로 데뷔하고 나서가 더 힘들었어요. '시작'이라는 기대와 현실을 달랐죠. 그때 처음으로 '바'에서 서빙을 하는 아르바이트도 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천재작곡가 '썬'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캐스팅부터 가수 (박)재범 대타역이라고 화제가 되더니, 극중 오스카(윤상현 분)에게 막말하는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드디어 '하이킥 3'를 통해 '종석'이란 이름을 알리게 됐다.

“기대를 안 했죠. 제 주변 연기자들과 친구들, 여러 아이돌도 '하이킥' 오디션을 봤다고 해요. 정말 탐나고 욕심났지만 감독님께 있는 그대로 보여 드렸어요. 한참 뒤 캐스팅됐다고 연락이 왔어요. 좋았죠.”



▶ '뿌잉뿌잉'밖에 없어? "매력 발산 못 한 내 탓"

3년 동안 '짧은 다리'로 살았던 이종석은 극중 가세가 기울여 체육특기자로 대학 입학까지 실패한 '안종석'에 공감했다. 심지어 형편없는 고등학교 성적과 어쩔 수 없이 '뿌잉뿌잉' 애교를 부려야 했던 마음까지도.

“대본보고 정말 한 시간 동안 웃었어요. 대본을 가지고 연습은 해야 하는데 민망해서 목소리를 못 냈어요. 어떡하지. 결국 촬영 들어가서 처음으로 대사했죠. NG 내면 민망하니까 한 번에 끝냈죠.”

이종석은 '뿌잉뿌잉'이 이렇게 반응이 클 줄 몰랐다고 했다. 정작 본인은 등에 땀을 흘리며 방송을 봤다고.

하지만 ‘하이킥3'는 '뿌잉뿌잉' 외 대표 유행어가 아직 없다. 시청률도 평도 전작보다 부진하다.

그는 "만약 '하이킥'이란 이름이 안 붙었다면 평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정말 웰메이드 시트콤이라고 생각해요. 전작과 모든 캐릭터가 비교되는 점이 안 좋아요"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하이킥'시리즈에서 고등학생 아들 역인 정일우-윤시윤 라인은 스타로 가는 급행열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에 비하면 극중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이종석에게 작가에게 섭섭한 점은 없느냐고 물었다.

“아직 수정이와 티격태격하는 장면밖에 없어요. 저도 진지한 연기 시켜주면 잘할 수 있는데……. 사실 시나리오는 완벽한데 제가 제 매력을 못 보여준 거죠. 앞으로는 김지원, 계상이 형과 삼각관계가 그려져요. 안종석에겐 이제부터가 시작이 아닐까요.”

여담이지만, 27회에서 동생 수정의 복수에 대비하기 위해 안종석은 '낭심 보호대'를 착용했다. 이종석은 “수정이가 거기를 찼는데 너무 아픈 거예요. 나도 모르게 안 아픈 척 하려고 해도 움찔! 난감 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해맑게 웃었다.

인터뷰 중간 기자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극중 이적의 미래 부인은 누군가?”라고 물었다.

“저도 몰라요. 이적 씨도 모른대요. 아마 감독님도 모를 걸요? 사실 저는 제 역할 하기도 바빠서 안 궁금해요. 하하”


▶ 크리스탈에게 사심? "사실 진짜 이상형은..."

본격적인 러브라인을 앞둔 그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극중 동생이지만 미운 정이 든 안수정과 짝사랑하는 김지원 중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은 누굴까? 질문을 듣자마자 이종석은 "아~ 이 이야기 하면 삐친단 말이야"라며 앙탈을 부린다.

“캐릭터로만 보면 수정이가 가까워요. 수정이 캐릭터에서 속이 깊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지원이와 반반!”

사실 이종석은 배우 이나영의 오래된 팬이다. 이상형의 외모를 묻자 주저 없이 답하며 흥분했다.

“옛날부터 이나영 씨를 정말 좋아했어요. 특유의 말투가 매력적이에요. 고등학교 땐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시사회를 하루에 3번이나 보러 갔죠. 이나영 씨가 요청하면 그분 앞에서 '뿌잉뿌잉'도 할 겁니다.”

실제론 애교 있는 성격이라는 이종석은 연기에 대해선 굉장히 냉정하다. 본인 연기는 20점도 안 된다고. 그의 2012년 목표는 영화제에 한번 가보는 것이다. 수상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했다.

“어울릴만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얼마 전 촬영 상 계상이 형의 의사 가운을 입었는데 '내 옷이 아니구나' 했죠. '하이킥'이 끝나면 부족한 연기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려고요. 요즘 연기가 자꾸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랄까요. 강동원, 소지섭, 김남진 같은 모델 출신 연기자 선배들의 아우라를 이어야 할 텐데……. '배우 느낌 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글 동아닷컴 한민경 기자 mk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영상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오·감·만·족 O₂플러스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플러스!(news.donga.com/O2) 스마트폰 앱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동영상=[O2플러스]‘뿌잉뿌잉’ 이종석, 역습을 노린다 “진지한 멜로도 자신 있어”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