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애리조나리그’

입력 2012-0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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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한화 넥센 KIA NC 10일부터 연습경기
5명의 사령탑들 얽히고 설킨 인연으로 성사
얽히고 설킨 인연들이 애리조나에 모였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전지훈련중인 두산, 한화, 넥센, KIA, NC가 10일부터 연습경기를 치른다. 사실 캠프 중반을 지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사령탑들의 인연으로 이른바 ‘애리조나리그’가 성사됐다.

첫 스타트를 끊는 팀은 KIA와 NC(10일·서프라이즈)다. NC는 아직 팀 전열을 가다듬는 단계지만 KIA 선동열 감독은 김경문 감독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다. 둘의 인연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대에 입학한 선 감독은 4학년이었던 김 감독과 1년간 룸메이트로 지내며 친분을 쌓았고 2007년 12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는 감독과 투수코치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2005년 선 감독이 삼성 지휘관이 되며 경쟁자가 된 후에도 경기장에서 만나면 늘 웃는 얼굴로 마주하곤 했다.

한화도 NC와 11∼12일 이틀간 경기를 치른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2009년 사령탑 부임 직후 내야수 기근에 시달리다 두산에 유격수 이대수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김 감독이 이를 들어줬다. 어려운 부탁을 들어준 김 감독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한 감독은 NC의 연습경기 요청에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라며 곧바로 승낙했다.

김경문 감독이 평소 사석에서 ‘형’이라고 부르는 넥센 김시진 감독 역시 NC와 14일 경기를 치른다. 이 뿐 아니다. 18일에는 두산과 NC가 격돌한다. 감독으로서 8년간 몸담았고 주전선수들 대부분 자신의 손을 거쳐 성장한 팀과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연습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우리는 배우러 간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5개 구단 사령탑 중 ‘감독 나이’가 가장 많음에도 신생팀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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