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의 새 주장 곽태휘(왼쪽)가 19일 영암에서 열린 첫 훈련에서 이동국과 공을 다투고 있다. 영암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첫 훈련 앞서 30분 넘게 자부심 일깨워
“방심만 않으면 쿠웨이트전 필승”격려도
이동국 “태극마크 쉽게 단 것 같아 반성”
“그 동안 태극마크를 너무 쉽게 달았던 것은 아닌지 부끄러웠다.”
대표팀 공격수 이동국(33·전북)은 최강희호 첫 미팅 후의 분위기를 이렇게 요약했다.
대표팀은 19일 전남 영암 현대사계절축구장에서 소집 후 첫 훈련을 소화했다. 23일까지 이곳에서 훈련한 뒤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25일·전주월드컵경기장)이 펼쳐질 전주로 24일 이동할 예정.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나면 곧바로 파주 NFC로 훈련지를 옮겨 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쿠웨이트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에 대비한다.
최강희 감독(사진)은 본격 훈련에 앞서 정신무장부터 강조했다. 최 감독은 이날 오전 10시경 선수들과 첫 미팅을 가졌다. 최 감독은 앞으로 선수단 미팅 등은 최대한 자제할 생각이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부담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첫 미팅에는 30분 이상 할애해 대표선수로서 자부심에 대해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25일 우즈벡과 평가전을 앞두고 19일 전남 영암 현대사계절축구장에서 첫 훈련을 가졌다. 최강희 감독이 훈련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영암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이유가 있다.
최 감독은 쿠웨이트를 두려운 상대로 보지 않는다. 물론 쿠웨이트에 지면 최종예선조차 못 나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사령탑을 수락한 건 그만큼 자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선수들에게 “다들 벼랑 끝 승부니 어려운 승부니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너희들이 가진 능력만 발휘하면 정말 멋진 승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심어줬다.
정신적으로 헤이해지지 않고 잘 준비하면 홈에서 쿠웨이트를 잡고 무난하게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미드필더 김정우(전북)가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으로 갑작스레 합류하지 못했지만 대체자원을 굳이 뽑지 않고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동국은 “첫 미팅 후 태극마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지금까지 너무 (태극마크를) 쉽게 달았던 것은 아닌지 부끄러웠다”고 했다. 이동국의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 역시 태극마크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초대 주장’ 곽태휘도 “선수들이 대표팀은 아무나 올 수 없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첫 날 훈련은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러닝 후 공격과 수비진으로 나눠 미니게임을 펼치며 몸을 풀었다. 최 감독은 “오늘 훈련은 큰 의미는 없다. 내일부터가 시작이다. 선수들이 생각보다 몸이 좋다. 파닥파닥 움직이는 게 보이지 않느냐”며 흡족함을 나타냈다.
영암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