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이 “선수들이 이제야 감독님의 지겨운 잔소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2일 흥국생명전을 짜릿한 3-2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5라운드를 마친 이 감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선수들이 지금까지 잘 해줬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기업은행은 올 시즌 5라운드까지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팀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감독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대부분 선수들이 고교를 갓 졸업한 루키로 이뤄졌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시행착오였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최근까지 ‘내가 고등학교 때는 통했는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나는 이제라도 깨달아줘서 고맙다고 했다”며 웃었다.
감독과 선수들의 마음이 통하면서 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관건은 게임이 잘 안될 때 이것을 냉정하게 풀어나가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느냐다. 6라운드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고 한 번의 패배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은 한 선수의 플레이가 잘 안됐을 때 이를 서로 돕는 시스템이 아직 부족하다. 또 분위기에 휘말리면 그대로 주저앉는 경우도 많다. 신생팀으로 거쳐야 할 과정인가 싶으면서도 안타깝다. 하지만 6라운드 첫 경기(3월3일 인삼공사)까지 여유가 있으니, 연습을 통해 보완하겠다”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천 | 원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