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가 혈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경주마 생산자들의 관심이 씨수말 교배에 쏠리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고가의 씨수말을 수입해 생산농가에 무료로 교배시켜주는 사업을 실시한다. 씨수말이 암말과 교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주마가 혈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경주마 생산자들의 관심이 씨수말 교배에 쏠리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고가의 씨수말을 수입해 생산농가에 무료로 교배시켜주는 사업을 실시한다. 씨수말이 암말과 교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마사회 무료교배사업 활기

포리스트캠프 등 경마 F4 인기
연간 70회 신방…간택 땐 로또
씨수말 2세 혈통따라 최고 1억


“말도 마세요. 제 딸 시집보낼 때보다 더 떨렸다니까요.”

제주도에서 경주마 목장을 운영하는 이광림씨(37)가 환한 웃음을 지었다. 2월 10일 한국마사회 제주마경주마목장에서 열린 경주마 교배 추첨에서 원하는 씨수말의 간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경주마 혈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주마 생산자들의 관심은 온통 KRA소속 고가 씨수말 교배에 쏠려 있다. 이들로부터 씨를 받아 망아지를 생산하면 혈통과 체형에 따라 최고 1억원 이상 받을 수 있는 것이다. KRA 씨수말 교배권은 ‘경마산업의 새로운 로또’라 불리고 있다.

KRA 한국마사회는 KRA소속 씨수말 무료 교배 사업을 2월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총 13두의 씨수말이 올 한 해 동안 약 600두의 씨암말과 교배를 하게 되며, 생산농가 139호에서 무료 교배의 혜택을 받게 된다. ‘오피서’, ‘포리스트캠프’, ‘비카’, ‘메니피’ 등 인기가 높은 한국마사회 우수씨수말은 연간 약 70회의 교배를 할 예정이다.

원래 뛰어난 씨수말일수록 천문학적인 교배료를 필요로 한다. ‘노던 댄서’라는 캐나다 경주마는 ‘정액 한 방울이 다이아 1캐럿보다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씨수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한국마사회에서 수십억원을 주고 외국에서 수입한 씨수말을 생산농가에 무료로 교배시켜주고 있다.

경주마 시장의 가치는 천문학적이다. 현재 600kg 한우 수소의 가축시장 평균거래 가격은 320만원, 송아지는 165만원이지만 국산 경주마의 평균가격은 3400만원이다. 뛰어난 혈통과 체형을 갖춘 1세마는 최고 1억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 소, 돼지 생산 농가는 점차 감소추세이지만 경주마 생산 농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선호하는 씨수말에 대한 경쟁도 치열하다. ‘디디미’, ‘컨셉트윈’ 등 1세대 씨수말이 점차 나이를 먹어가자 그 공백을 ‘엑스플로잇’, ‘메니피’, ‘포리스트캠프’, ‘비카’가 차지했다. 소위 한국 경마의 ‘F4’로 불리는 이들 씨수말은 해외에서 30∼40억의 몸값에 수입됐다..

최근에는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뉴 F4’도 등장했다. ‘호크윙’, ‘피스룰즈’, ‘원쿨캣’, ‘오피서’가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2∼3년 전부터 만만치 않은 몸값을 과시하며 국내 씨수말 시장에 차례로 모습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자마들이 경주로에 본격적으로 데뷔하는 올해 또는 내년 즈음 ‘뉴 F4’가 씨수말 경쟁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