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소통 리더십 결실…닥치고 올림픽 첫 메달!

입력 2012-0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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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홍명보호 ‘조직 축구’ 빛났다


구자철·지동원 해외진출…주력들 이탈
오만 뒤늦은 몰수승 등 예선전 가시밭길
홍명보 감독 새얼굴 대거 발굴 준비 철저
선수와 깊은 대화…올림픽팀 똘똘 뭉쳐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선수시절 땐 최고 자리를 지켰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와일드카드로 나설 기회를 잡았지만 부상으로 결국 올림픽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도자로는 코치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조별리그 탈락으로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감독으로 다시 한번 올림픽에 도전하는 홍 감독이 올림픽의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쉽지 않은 과정을 극복하고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경기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결정지었다. 2009년 FIFA U-20월드컵에서 한국을 8강으로 이끌며 국제대회에서도 지도력을 인정받은 홍 감독이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철저한 준비로 역경을 딛고 이루어낸 성과

올림픽 예선전을 치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홍 감독이 팀의 주축으로 생각했던 구자철과 지동원이 차례로 해외로 진출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게다가 A대표팀과의 중복차출 문제가 발생하면서 활용 가능한 선수가 줄어들었다. 홍 감독이 당초 계획했던 것과 달리 많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종예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도 벌어졌다. 카타르와 1-1로 비긴 오만이 상대의 부정선수출전으로 몰수 승을 거두면서 턱밑까지 추격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순탄하게 진행됐던 최종예선 과정 전체가 꼬일 위기였다.

하지만 홍 감독은 이러한 어려움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실력으로 극복하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림픽대표팀 출범 이후 꾸준하게 새로운 인물을 찾아 선수 부족을 메웠다. 백성동(이와타), 김현성, 김태환(이상 서울), 남태희(레퀴야) 등은 홍 감독의 부름을 받자마자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탄탄한 조직력 위주의 팀 컬러를 유지하며 주전 1∼2명이 출전하지 않아도 전력에 큰 변화가 없도록 조련했다. 4-2-3-1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여 상대를 제압하는 전술을 통해서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소통으로 팀을 하나로 만든 홍 감독

올림픽대표팀을 구성하면서 홍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가 선수들과 거리감을 좁히는 일이었다. 선수들이 가진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최대한 발휘하게 만들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모두 파악해야 한다는 지도 철학 때문이었다.

홍 감독은 이를 위해 선수들과 자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이 건의하는 부분에도 귀를 기울였다. 필요할 경우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를 초청해 선수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표팀에 발탁됐다가 탈락하는 선수가 있으면 꼭 따로 미팅을 갖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들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소통의 과정을 통해 선수들은 홍 감독에 대해 100% 신뢰를 갖게 됐다. 그 덕분에 올림픽대표팀은 전체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올림픽대표 선수들은 이제 홍 감독이 말을 하지 않아도 코칭스태프가 뭘 원하는지를 꿰뚫고 있을 정도가 됐다.

이런 신뢰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홍명보호는 런던으로 간다. 그 곳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위해 모두는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칠 것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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