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1·2·3번 출루후 홍성흔-강민호 한방

4번타자 이대호(오릭스)가 떠나면서 롯데 타선에 힘이 빠졌다. 홍성흔도 “팀 장타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남은 롯데 중심타자들은 기존과 다른 색깔로 이대호의 빈 자리를 채울 복안을 마련하고 있다.

임시 3번을 맡고 있는 전준우는 ‘빠르기’를 내세웠다. 그는 “만약 내가 3번을 친다고 하면 (김)주찬이 형, (손)아섭이까지 앞에 3명이 빠른 타자로 구성된다”며 “일단 3명이 나가서 투수진과 내야진을 흔들고, 홍성흔 선배님의 타점능력으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강)민호의 한 방으로 쐐기를 박는 형태의 클린업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민호도 ‘기동력’을 앞세운 새로운 중심타선을 제시했다. 그는 “나는 포수이기 때문에 선발투수와 경기초반 호흡을 잘 가져가야 한다”며 타격이 아닌 수비에 치중했지만 “(이)대호 형이 있을 때는 아무래도 기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홍성흔 선배님도 그렇고 (전)준우도 나도 스코어링 포지션에만 나가면 단타에도 홈을 밟을 수 있다. 오히려 득점하는 데는 유리하다고 보고 그런 부분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성흔은 4번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스윙폼을 개조했다. 그는 지난해 정확도를 위해 움츠렸던 폼을 메이저리그식으로 꼿꼿하게 세웠다. 장타력을 늘리기 위해서다. 관건은 하체 중심이동과 임팩트 순간 타구에 힘을 싣는 부분. 스스로 “위험한 도박”이라고 표현할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팀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양승호 감독도 이대호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정된 타순은 1번 김주찬, 9번 문규현밖에 없다. 처음에는 베테랑인 홍성흔에게 4번을 맡기겠지만 전준우가 좋으면 4번으로 갈 수 있다”며 여러 카드를 놓고 고심 중이다.

가고시마(일본)|홍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