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힘 안실리는 타격폼 어쩌지?”

입력 2012-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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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은 가고시마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타격폼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홍성흔의 역할이 워낙 중요하기에 롯데로서도 시간을 두고 그의 판단을 존중할 방침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캠프서 타격폼 교정 딜레마 왜?


준비자세서 상체 세우고 배트 고정
스윙 간결화…실전서 타이밍 안맞아
“시범경기까지 적응 후 최종 판단한다”


이대호(오릭스)의 뒤를 이어 롯데 4번타자 1순위 후보로 꼽히는 홍성흔의 가고시마 연습경기 성적을 보자. 총 8경기에 나서 15타수 4안타(타율 0.267) 5사사구다. 홈런은 1개도 없었고, 타점은 2개다.

물론 이것저것 시험해보고, 체크해보는 평가전에서의 성적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가 문제가 아니라 홍성흔이 어떻게 느끼느냐는 중요하다. 가고시마 캠프를 결산하는 시점에서 홍성흔의 마음은 ‘심사숙고’ 모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뀐 타격폼을 밀고 나갈 것인지, 아니면 원래 타격폼으로 회귀할 것인지를 놓고 장고 중이다. 디테일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차원의 고민인 것이다.

홍성흔은 2012시즌을 맞아 20홈런-80타점을 최소한의 공약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해 살을 찌웠고, 박정태 신임 타격코치와 상의해 타격폼도 교정했다. 4년 연속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변화의 핵심은 타격 직전 준비 자세에서 상체를 웅크리고, 배트를 흔들거리는 특유의 자세를 버린 것이다. 상체를 세우고, 배트를 고정시켜서 테이크 백을 간결하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스윙의 간결화를 통해 힘을 응축하는 타법으로 타구 비거리를 늘리자는 방향성이었다. 그 테마는 밸런스였다.

실제 사이판 캠프와 가고시마 캠프 초반에는 롯데 안에서 호평이 나왔다. 연습배팅에서 타구 비거리가 몰라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 들어가자 이질감이 발생했다.

홍성흔은“타격 자세를 세우니 공이 멀어 보이더라. 이렇게 되니 생각대로 힘이 안 실린다. 연습에서는 되는데 실전에서는 대처가 늦어진다”고 토로했다. 밸런스를 잡으려다 타이밍이 안 맞고 있는 셈이다. 타자는 자기만의 타이밍 잡는 법이 있는 것인데 홍성흔은 방망이를 흔드는 특유의 방식을 잃어버리면서 혼란을 겪는 셈이다.

갈림길에 선 홍성흔은 일단 시범경기까지는 바뀐 타격폼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볼 생각이다. 그래도 정 아니다 싶으면 중장거리 위주의 작년 타격폼으로 돌아갈 생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워낙 중요한 타자이기에 롯데로서도 시간을 두고 홍성흔의 판단을 존중할 것이다. 홍성흔의 방황은 곧 노력의 증거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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