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클린업 ‘과속 스캔들’

입력 2012-03-1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특별한 전력보강은 없었지만, 두산의 막강 클린업트리오는 건재하다. 보다 많은 타점에 목표를 두고 의기투합한 그들의 모습에 김진욱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왼쪽부터 김현수-김동주-최준석.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스포츠동아DB

연습경기 3∼5번 평균타율 4할대 맹타
욕심버린 팀배팅 “홈런보다 타점 주력”


두산이 스프링캠프를 종료했다. 선수단은 미국과 일본에 걸쳐 47일간 진행된 전지훈련을 마치고 9일 귀국했다. 두산은 8개 구단 중 전력보강이 가장 미비한 팀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한 정재훈, 김동주, 임재철과 재계약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추가된 전력은 외국인 마무리투수 스콧 프록터뿐이다. 김진욱 감독이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그러나 이도 기존 선수들의 활약이 전제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캠프에서 보여준 김현수∼김동주∼최준석 클린업트리오의 모습은 고무적이었다.


○연습경기 4할대 맹타 친 중심타선

두산은 캠프에서 총 10번의 연습경기를 치렀다. 그 중 9경기(선발 7·대타 1·대수비 1게임)에 출장한 김현수는 타율 0.444(18타수 8안타), 4경기에 출장한 김동주는 0.400(10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5번타자 최준석도 8경기(선발 7·대타 1경기)에 나서 0.389(18타수 7안타). 중심타선의 타율이 무려 0.413에 달했다. 연습경기에다, 주어진 타석이 많지 않았고, 장타도 나오지 않았지만 세 타자 모두 정확도 면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임을 고려하면 출발이 순조로운 편이다.

지난달 29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선 김 감독을 흐뭇하게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4회 첫 득점 때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김동주가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리며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최준석이 주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가볍게 밀어 쳐 우익수 앞에 떨어뜨렸다. 김 감독은 승패를 떠나 “(최)준석이가 애리조나부터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해 반복했던 팀 배팅을 실전에 적용했다”며 “찬스에서 장타를 때리려고 덤비는 게 아니라 팀을 위해 정확히 맞히고 상황별 맞춤 타격을 한 선수들의 모습을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홈런? 그보다 타점사냥!

실제 두산의 중심타선은 올시즌 ‘타점’을 1순위로 꼽고 있다. 김현수는 “우리 팀은 테이블세터(이종욱∼오재원)가 워낙 좋기 때문에 (중심타자들은) 불러들이는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비단 나뿐 아니라 (김)동주 선배님, (최)준석이 형 모두 타점에 욕심을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동주도 “개인목표는 없다. 팀이 우승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고, 최준석 역시 2012년 목표를 타율 3할, 30홈런이 아니라 생애 첫 100타점이라고 밝혔다.

1점이라도 더 내는 팀이 이기는 법이다. 시원한 한 방도 좋지만 중요한 순간 필요한 1점을 뽑기 위해 의기투합한 클린업트리오가 있어 든든한 두산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