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로 기자의 취재파일] 밥그릇 싸움으로 몸살 앓는 KPGA…왜 존재하나

입력 2012-03-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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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 피해주는 KPGA

외부인사(회장) 영입 실패로 표류했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이번엔 외부인사 추대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KPGA 이명하 회장은 9일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을 KPGA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어 김학서 부회장은 “이명하 회장이 발표한 보도자료는 사견이다”는 또 다른 보도자료를 뿌렸다. 하루 전에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KPGA 새 회장으로 추대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협회는 혼란에 빠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해 11월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 회장은 “회장으로 당선되면 외부인사를 영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 때 임진한 이사가 이 회장을 지원했다. 그러나 선거 이후 공약은 물거품이 됐다. 3개월 가까이 외부인사 영입을 하지 못하던 이 회장은 2월29일 이사회에서 외부인사 영입에 대한 권한을 임진한 이사에게 넘겼다. 임 이사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추대했다. 14일 개최 예정인 이사회 통과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안 전 시장을 추대하면서 일이 복잡해졌다. 분위기는 지난 해 말로 되돌아가고 있다. 당시 KPGA 회장으로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 거론됐다. 만장일치 추대 형식이었다. 그러나 선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류 회장이 고사했다. 이 회장이 뜬금없이 안 전 시장을 거론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자리 욕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는 외부인사 회장이 오면 협회를 떠나겠다고 말했지만 사실 KPGA의 자회사인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사장을 탐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밥그릇 싸움이 되고 만 것이다. 갑작스럽게 두 거물급 인사의 경쟁구도처럼 변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올 만한 자리가 아닌데도 말이다.

협회 분열로 피해를 보는 쪽은 선수들이다. 4월이 코앞이지만 투어 일정도 안 나왔다.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는 KPGA가 존재할 필요가 있을까.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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