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동아DB
“연습경기 한 번 했는데 이렇게들 많이…. 다르빗슈(텍사스) 나왔어요?” 14일 한화-SK의 연습경기가 열린 문학구장. 박찬호(39·한화)는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취재진의 열기에 놀란 표정이었다. 다르빗슈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일본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빗대, 재치 있는 농담도 던졌다.
경기 전부터 관심의 초점은 박찬호였다. SK 이만수 감독은 “이게 예의”라며 베스트라인업을 들고 나왔고, 선발투수로 ‘에이스’ 로페즈를 내세웠다. SK 정우람은 “박찬호 선배에게 사인을 받아야 하는데…”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2006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박찬호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조인성(SK)은 “공을 받아보기는 했지만 타석에서는 처음이다.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박찬호가 국내 무대에서 처음으로 등판한 문학구장에는 약 500명의 관중이 모였다. 한 때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의 우상이었던 그를 보기 위해서였다. 한 관계자는 “시범경기도 아닌 연습경기에서 이렇게 많은 관중이 모인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웃었다. 1회초 한화의 공격이 끝나고 박찬호가 3루측 덕아웃에서 마운드로 걸어 나가자, 관중석에서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찬호 파이팅”이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박찬호가 3회말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의 귀환을 환영했다. 그도 모자를 벗어 답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꽃샘추위도 잊은 문학구장의 풍경이었다. 박찬호는 “일본에서 등판할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한국 무대에 서니 감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학|전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