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준(왼쪽)-김성현. 스포츠동아DB
대질신문에도 엇갈린 주장…결국 법정서 결판
팀 동료였던 두 사람이 공판정에서 적으로 만나게 될까.
나란히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12일 기소된 박현준과 김성현은 2010년 대륙간컵 야구대표팀 동료였다. 지난해 7월 31일 김성현이 LG로 트레이드되면서 프로에서도 팀 동료가 됐다.
이들은 검찰이 프로야구 경기조작 수사에 착수한 뒤에도 한동안 같은 배를 타고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에 착수한 뒤 박현준과 김성현 사이의 통화 횟수가 급증했다. 이대로는 두 사람이 말을 맞춰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검찰은 결국 2월 28일 김성현을 체포했다.
김성현 구속·박현준 불구속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엇나가기 시작했다.
박현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성현이 경기조작에 실패한 뒤 브로커에게 협박받는 걸 알고, 김성현을 돕기 위해 조작에 가담했다. 계좌로 입금 받은 돈은 김성현에게 줬다”고 주장했다. 김성현의 변호인은 이에 대해 “(박현준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김성현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성현이 브로커로부터 협박당하는 관계에 있었는지도 진술이 엇갈린다. 박은석 대구지검 2차장검사는 “손해를 메워주는 방법에 대해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브로커와 선수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양쪽의 주장을 다 듣고 판단 중”이라고 밝혔다. 두 차례에 걸친 피의자들의 대질 신문에도 각자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들의 엇갈리는 주장은 재판을 통해 가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공동 피고인인 전주 강 모씨, 브로커 김 모씨, 박현준, 김성현이 서로를 반대 신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죄질을 떠넘기고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법정 공방전이 열리는 것이다. 팬들은 그라운드가 아닌 법원에서 선수들이 이토록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될 줄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대구|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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