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한 초짜 세터 김천재

입력 2012-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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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중압감에 긴장…공격수들과 불협화음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와는 달리 심리적인 부분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험과 배짱이 없으면 이기기 힘들다. 24일 여자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현대건설이 정규리그에서 고전했던 도로공사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결국 큰 경기 경험과 자신감이 승부를 갈랐다.

25일 현대캐피탈과 KEPCO의 준PO 1차전도 같은 경우였다. 창단 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KEPCO는 승부조작 여파로 인한 주전 공백과 플레이오프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참패했다. KEPCO 신춘삼 감독은 “목수가 연장 탓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세터 놀음이라는 배구에서 KEPCO는 올 시즌에만 주전 세터가 세 번이나 바뀌는 어려움을 겪었다. 최일규, 김상기 대신 고육지책으로 투입된 세터 김천재가 뚫고 나가기엔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압감은 너무 무거웠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김천재는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공격수와의 호흡 부재를 노출했다. 안젤코는 양 팀 선수 통틀어 최다 득점인 19점을 올렸지만 범실도 11개나 기록했다. 대부분 어렵게 2단 연결된 볼을 성공시켰을 뿐 약속된 세트플레이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경험 많은 최태웅과 권영민 세터를 번갈아 투입해 주전들의 고른 득점을 이끌어내며 손쉽게 이겼다. 신 감독은 “오늘 기회가 조금이라도 올 줄 알았는데 전혀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천재가 미쳐줘야 한다고 했는데 하루아침에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이 좋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다. 참담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천안|원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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