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오른쪽)가 한국인 마이너리거 안태경과 다정하게 촬영을 하고 있다.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메이저리그 개막(4월5일)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700명이 넘는 메이저리그 선수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선수는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고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텍사스는 총액 1억1170만 달러(약1269억원)의 거금을 들여 일본 최고의 투수 다르빗슈를 영입했다.
다르빗슈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첫 날부터 미국과 일본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스프링캠프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도 텍사스 레인저스의 스프링캠프가 있는 애리조나에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언론들이 뜨거운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수의 취재진을 특파한 일본은 혼잡함을 이유로 클럽하우스 출입이 금지되었을 정도.
텍사스 구단 역시 거액을 들여 영입한 다르빗슈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르빗슈는 늘 2~3명의 전담통역 및 트레이너를 대동하고 다니며 스프링캠프 보행로에는 언론과 팬들의 접근을 막고자 간이펜스까지 설치했다. 다르빗슈의 인터뷰 또한 구단차원에서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다르빗슈도 행동이나 언론을 상대함에 있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이런 까다로운 상황에서 다르빗슈가 한국선수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텍사스의 마이너 팀에는 지난 2009년 입단한 부산고 출신 안태경(투수)이 있다. 안태경은 평소 알고 지낸 구단 내 일본인 트레이너를 통해 다르빗슈와 헬스장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며칠 뒤 안태경이 마이너리거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 다르빗슈가 통역과 함께 그를 찾아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선수가 무명의 마이너리그 선수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찾아온 것.
텍사스 레인저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오른쪽)가 더운 날씨에 훈련을 소화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다르빗슈는 자신을 위해 특별 제작된 고가의 글러브 2개를 선물로 주며 안태경의 선전을 기원했다. 그러면서 “부담 갖지 말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알려달라”는 말을 통역을 통해 안태경에게 전했다.
다르빗슈는 지난 주말에도 안태경을 만나 대화를 나눴고, 이례적으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는 취재진의 요청에도 기꺼이 응해주었다.
다르빗슈는 이번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구단의 방침이기 때문에 대답할 수 없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한편 다르빗슈로부터 글러브를 선물 받은 안태경은 “너무 고맙다. 수많은 동료선수 중 나만 챙겨준 다르빗슈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올 시즌 멋진 투구를 선보이겠다”라고 밝혔다.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