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예선 라운드 H조에 편성된 전북은 3경기 만에 어렵사리 첫 승을 챙겼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4일(한국시간) 태국에서 열린 부리람과 원정전에서 이승현(가운데)이 첫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부리람(태국)=사진공동취재단
포항 E조 불안한 선두…울산 F조·성남 G조 2위
작년 K리그 챔프 전북 첫승 올렸지만 H조 최하위
3∼4일 간격 6경기 치르는 4월 살인일정도 고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는 명예와 부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무대다. 정상에 오르면 명예와 상금은 물론이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권도 주어진다. K리그 출전 팀들도 “두 대회를 모두 평정하고 싶다”면서도 둘 중 하나를 꼽으라면 ACL을 거론한다. 올 시즌 ACL은 조별리그 3차전까지 마치면서 예선 라운드 반환점을 돌았다. 포항, 울산, 성남, 전북 등 K리그를 대표하는 4개 팀의 행보를 중간 결산한다. 조별 리그 상위 2개팀이 16강에 오른다.
○적신호 K리그?
2009년(포항)과 2010년(성남), 두 시즌 연속 ACL을 평정했고 작년 준우승(전북)을 차지해 자존심을 세웠던 K리그였지만 올해 상황은 썩 좋지 못하다.
E조 포항이 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나란히 2승1패(승점 6)로 애들레이드(호주)와 차이가 없다. 득점(4골)과 실점(2골)이 모두 같은데다 승점까지 같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간신히 한 걸음 앞서고 있을 뿐이다.
F조 울산과 G조 성남은 조 2위다. 울산은 1승2무 전적으로 FC도쿄(일본)와 승점이 같다. 하지만 골 득실차에 뒤졌고, 성남은 3연속 무승부로 나고야 그램퍼스(일본·1승2무)에 승점 2점이 부족하다. 2위는 16강전을 원정 경기로 치러야 한다. H조는 참담하다. 전북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4일 부리람(태국) 원정에서 2-0 승리를 따냈으나 1, 2차전에서 연속 1-5로 대패했던 게 뼈아프다. 2위 가시와 레이솔(일본·1승1무1패)과 격차는 승점 1점에 불과하지만 골 득실차는 무려 -6이다.
○선택의 시점?
울산 김호곤 감독은 “브리즈번을 잡고 꽉 찬 4월 스케줄을 잘 풀어보려 했는데 큰 일이다. 이제는 어느 쪽이든 비중을 둬야 할 시점인 듯 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4월은 ACL 출전 팀들에 부담스러운 시간이다. 오는 주말을 시작으로 3∼4일 간격으로 6경기를 펼쳐야 한다. 특히 호주 원정을 앞둔 울산과 포항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울산은 8일부터 22일까지 2주 간 원정 4연전을 치러야 한다. 브리즈번 원정 때 베스트를 보낼지, 1.5군을 보낼 지도 고민이다. 김 감독은 이를 놓고 주장인 곽태휘와 계속 상의하지만 뾰족한 답이 없어 답답하다. 포항도 애들레이드 원정(18일)이 험난하다. 역시 원정이 4차례다.
그나마 ACL 예선 4라운드를 홈에서 치르는 등 홈과 국내 원정을 고르게 나눌 전북, 성남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작년 ACL-FA컵-K리그까지 3마리 토끼몰이에 도전했지만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한 수원 윤성효 감독이 “결국 경험해봐야 느낄 수 있다”고 한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