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야구공이 유니폼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
Q. 협살 중 주자 옷에 공이 끼면?
A. 경기 중지 후 한개의 루 부여
타구가 유니폼 속으로 들어가는 보기 드문 ‘황당 경우’가 지난해 6월 2일 사직구장에서 발생했다. 넥센 1회초 공격 때 김민우의 타구를 잡으려던 롯데 3루수 전준우의 옷 속으로 공이 들어갔다. 다급해진 전준우가 공을 꺼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이 김민우는 여유 있게 1루를 밟고 환하게 웃고 있었고, 전준우는 허탈함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투수 앞 타구가 바운드되더니 공을 잡으려던 투수의 유니폼 속으로 들어간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타구가 옷 속으로 들어가면 인플레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야구공이 수비수의 옷 속에 들어간 탓에 플레이를 마저 끝내지 못한 상황을 ‘볼 인플레이’냐, 아니면 ‘볼 데드’로 봐야 하느냐에 대한 작은 논쟁이 뒤를 이었다. 야구규칙을 찾아보면 해결될 것 같지만 아쉽게도 규칙서 어디에도 선수의 유니폼 안에 공이 들어간 상황에 대한 조치를 명시한 글귀는 존재하지 않는다. 야구공이 유니폼 속에 들어가는 경우를 크게 나누면 두 가지 상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비하는 쪽이 있다면, 그 반대로 공격측 선수의 유니폼에 공이 들어가는 경우다.
Q. 공격측의 경우는 타자에게 투구가 맞는 상황이 아니면 송구된 공이 주자의 유니폼에 들어가는 경우일 것이다. 투구가 타자에게 맞으면 몸에 맞는 볼로 1루로 출루하면 간단하다. 하지만 예를 들어 주자가 2루와 3루 사이에서 협살에 걸렸고, 야수가 태그를 하면서 공을 주자의 허리벨트 사이에 끼어 버렸다면 어떻게 될까. 주자는 계속 홈까지 들어와 득점이 되었다면 이 행위 또한 인플레이고, 그 주자의 득점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A. 넌센스 퀴즈 같은 이런 플레이에 대한 규칙은 정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협살 중에 공이 주자의 옷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볼 데드를 시켜서 주자에게 한 개의 루를 부여한다. 만약 볼 데드를 시키지 않고 계속 인플레이를 한다면 신사의 스포츠인 야구가 격투기장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자의 옷에서 볼을 꺼내려면 주자를 잡아야 하고, 뛰는 주자를 잡으려면 태클을 하든지 넘어지게 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칙 7.05 (h) ‘1개 베이스가 주어지는 경우-타자에 대한 투구 또는 투수판에서 주자를 아웃시키려고 던진 투수의 송구가 관중석이나 덕아웃으로 들어갔을 경우 또는 펜스나 백스톱을 넘어가거나 빠져나갔을 경우 이 때에는 볼 데드가 된다’와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타구의 경우는 볼이 다른 곳이 아닌 수비자 본인의 옷 속에 들어간 상황이고, 수비자의 에러에 가까운 상황이므로 인플레이로 가는 것이 정당하다고 본다. 물론 야수가 곤란을 겪기는 하겠지만, 자의적으로 공을 끄집어낼 수 있는 상태이므로 펜스나 덕아웃 등에 공이 끼거나 들어가는 것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러나 투구가 포수(또는 구심도 마찬가지다)의 마스크 또는 용구에 끼어 멈춘다면 각 주자에게 한 베이스 진루권을 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