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C인삼공사를 우승으로 이끈 이상범 감독은 동부 강동희 감독을 고마운 사람 중 한 명으로 꼽으면서 “우승이 확정된 후 정신이 없어 인사를 미처 못 했다”며 두고두고 속상해 했다. 이 감독이 우승 기념으로 그물망을 자르는 모습. 원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절친 선배에 결례 뒤늦게 사과 전화
PO도 첫 경험…봄양복 없어 땀샤워
“(강)동희(46·동부 감독) 형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야 하는데….”
KGC인삼공사는 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동부를 66-64로 꺾고, 대망의 우승(시리즈 전적 4승2패)을 차지했다. 이어진 축하연에서 KGC 이상범(43) 감독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너무 정신이 없어 (강)동희 형에게 인사를 하는 것도 잊었다”고 밝혔다. 보통 경기가 끝나면 양 팀의 사령탑은 서로 악수를 나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동부 로드 벤슨의 마지막 슛이 빗나가는 순간, 이 감독을 비롯한 KGC 선수단은 바로 코트로 뛰어나가며 기쁨을 나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보니, 이 감독의 머릿속에 강 감독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아뿔싸….’
이번 챔피언 결정전 동안 이 감독은 “선배 감독들의 여러 조언들을 들으며, 지도자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챔피언 결정전 상대라 직접적 도움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강 감독 역시 이 감독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은 선배 중 한 명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2년간 힘든 시기를 보내지 않았나. 원주에 원정경기를 올 때면, 꼭 동희 형과 곱창에 소주 한잔씩을 기울이곤 했다”고 회상했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강 감독의 따뜻한 위로들은 여전히 이 감독의 가슴에서 온기를 지피고 있었다.
이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은 물론 플레이오프(PO)조차 사령탑으로서 처음이었다. 매년 정규시즌이 종료되면 5일 이내에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 위해 출국하느라, PO 분위기는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이 감독은 “내가 PO 경기 중에 땀을 많이 흘린 이유는 ‘봄 양복’이 없기 때문이다. 그간 입을 일이 없었다. KT와의 4강 PO 기간 중에 처음으로 장만했을 정도다”라며 웃었다.
강 감독에게 인사를 나누지 못한 것도, 그만큼 경험이 없었기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이 감독은 축하연에서도 계속 마음이 쓰이는 듯 “동희 형에게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한 것 같다. 죄송하다고 전화라도 드려야겠다”며 잔을 들었다. 그날 밤 늦은 시각, 결국 통화가 닿았다. 강 감독은 패장의 아쉬움도 잠시 접은 채 넓은 아량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 감독도 다시 한번 강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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