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연승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깜짝 스타는 2년차 센터 지태환이다. 그의 영양만점 블로킹에 상대 대한항공이 고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밤마다 개인훈련 매달리는 독종
컨디션 하락땐 여자친구 안만나
챔프 1·2차전서 예고된 맹활약
삼성화재 센터 지태환(26·2m)이 2011∼201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대한항공을 상대로 1,2차전에서 13개(세트당 1.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태환은 비교적 늦은 나이(고교 1학년)에 배구에 입문했지만, 타고난 성실함으로 프로 2년차(2010∼2011시즌 1라운드 6순위)에 삼성화재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챔프전에서 맹활약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고 1때 길거리 캐스팅
지태환은 대륜고 1학년 시절 우연히 벌교 제일고 박용규 감독(현 한양대 감독)의 눈에 띄어 배구를 시작하게 됐다. 박 감독은 “다른 일로 학교에 갔다가 하교하는 지태환을 만났다. 당시에도 191cm로 키가 컸고 팔이 유난히 길었다. 배구를 시키면 잘 하겠다 싶어 부모님을 만나 설득했다”고 말했다. 망설이던 지태환은 배구를 하면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감독의 말에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박 감독은 “사실 마음속으로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막상 데려와서 기초 훈련을 시켜보니 점프와 순발력이 좋았고, 잠재력이 충분했다”고 회상했다.
○늦은 만큼 독하게 연습했다.
삼성화재에 입단한 뒤에도 타고난 성실함이 무기가 됐다. 신치용 감독은 “챔프전에서 지태환이 보여준 경기력은 깜짝 활약이 아니다. 밤에도 혼자 나가 운동장을 뛰었고 코치나 동료들과 개인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그만큼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그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 뿐”이라며 대견스러워했다.
지태환은 정규리그에서 다소 기복이 있었다.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자 여자친구에게 당분간 만나지 말자고 통보한 뒤 연습에 매달렸다. 지태환은 “선배들이 코트 안팎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또 요즘 매일 ‘나는 잘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깜지를 쓰며 마인드 컨트롤을 한 것도 차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혔다.
지태환이 공부를 계속하기 바랐던 어머니 김향숙 씨도 요즘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김 씨는 “(지)태환이 누나가 사법고시를 패스했는데, 그것보다 요즘 아들이 배구 코트에 자주 서는 것이 더 기쁘다”며 활약을 뿌듯해 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