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MI와 경쟁하는 PC용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 디스플레이포트(DP: DisplayPort)

입력 2012-04-10 16: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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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나 TV와 같은 디스플레이 장치에 화면을 전송하는 인터페이스(interface: 연결방식)는 참으로 다양한 규격이 존재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D-Sub나 컴포지트와 같은 아날로그 데이터 전송용 인터페이스가 주로 쓰이다가 2000년대 들어와 DVI(Digital Visual Interface)와 같은 디지털 데이터 전송용 인터페이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아날로그 대비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장점이라면 기기 내부나 주변환경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케이블의 재질이나 길이에 따른 품질(화질) 저하가 적다는 점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들어 디지털 영상 처리에 유리한 LCD(액정) 기반 디스플레이 장치가 대중화되면서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보급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만, DVI는 기본적으로 PC용 모니터를 위한 인터페이스였기 때문에 TV나 DVD플레이어 같은 AV기기에 쓰기엔 커넥터나 포트의 크기가 너무 크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영상 신호만 전달하기 때문에 음성까지 출력하려면 별도의 케이블을 추가로 연결해야 하는 것도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DVI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나온 것이 바로 2003년에 나온 HDMI(High-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다. HDMI는 디지털 방식의 영상뿐 아니라 음성까지 전달할 수 있으며, 커넥터의 크기도 작아서 AV 기기에 쓰기에 적합하다.


다만, HDMI는 PC관련 업체가 아닌 히타치, 소니, 파나소닉과 같은 AV 가전 업체들이 주축이 되어 개발한 것이었고, 이를 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선 라이선스를 맺고 특허 사용료를 내야 하는 점이 PC 관련 업체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리하여 PC 관련 업체들이 중심이 되어 HDMI에 대항할만한 새로운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개발되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디스플레이포트(DisplayPort, 약칭 DP)’다.


PC 관련 업체들이 주축이 되어 개발한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DP

DP는 DVI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영상 신호를 전달한다. 그리고 영상뿐 아니라 디지털 음성도 하나의 케이블로 출력할 수 있으며, 커넥터의 크기가 작은 것이 HDMI와 유사하다. DP는 2006년에 VESA(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ion: 영상전자표준위원회)에서 첫 번째 표준(버전 1.0)을 지정하며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는 인텔, AMD, 델, HP, 애플과 같은 PC 관련 업체들의 강한 지지를 받았다.


HDMI가 컴포지트나 컴포넌트와 같은 AV기기용 영상 인터페이스를 대신하는 목적이 컸다면, DP는 D-Sub나 DVI와 같은 PC용 영상 인터페이스를 대체할 목적으로 태어난 것이다. DP는 2012년 현재 최신 규격인 1.2 버전 기준으로 최대 17.28Gbps의 대역폭(데이터를 전달하는 통로)을 발휘하는데, 이는 DVI(싱글링크 기준 3.96Gbps)의 4배를 넘고 HDMI(1.4 버전 기준 10.2Gbps)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덕분에 1920 x 1080의 풀HD급은 물론, 2560 x 1600이나 3840 x 2160과 같은 초고해상도의 화면, 그리고 3D 입체영상의 구현도 가능하다.


음성 출력, 다중 모니터 동시 출력도 가능해

DP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디지털 음성도 하나의 케이블로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채널 스테레오 음성은 물론, 5.1채널이나 7.1채널의 입체음향의 전송이 가능하며, 디지털 음성 신호를 분리해 각 채널의 스피커로 전송할 수 있는 디코더(decoder: 압축해제기) 내장 앰프를 사용하면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DP를 갖춘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은 별도의 음성 출력용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DP 케이블만 있으면 모니터에 내장된 스피커로 음성을 출력할 수 있다.


이와 함께, DP는 PC용 디스플레이에 특화된 인터페이스답게 다중 모니터 출력과 관련된 기능이 충실하다. 하나의 포트를 여러 갈래로 나누는 전용 허브(hub: 분배기)를 사용하면 1개의 DP에서 복수의 모니터로 각각 다른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기기에 따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지원하더라도 하나의 DP 당 연결할 수 있는 모니터의 수가 다를 수 있다. AMD의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HD 5000 / 6000 시리즈는 하나의 DP당 3대씩, 2개의 DP를 사용할 경우 최대 6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하나의 화면처럼 쓸 수 있는 ‘아이피니티(Eyefinity)’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경쟁규격, DP와 HDMI

위와 같이 DP는 HDMI와 비슷한 점이 많은 규격이다. 그리고 디지털 방식의 영상을 전송한다는 점에서는 DVI와도 유사점이 있다. 실제로 DP는 변환 케이블이나 변환 젠더를 이용해 HDMI나 DVI 포트에 꽂아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 HDMI의 경우에는 영상과 음성이 동시 출력되며 DVI의 경우엔 영상만 출력된다. 다만, 출력기기(PC 등) 측의 DP에서 디스플레이기기(모니터 등) 측의 HDMI나 DVI로 영상을 출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되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출력기기에 HDMI나 DVI 포트만, 디스플레이기기에 DP만 있는 상황이라면 고가의 신호 변환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앞에서 설명한 대로, DP는 PC 관련 업체들이 중심이 되어 개발했으며, HDMI와 달리 별도의 로열티가 들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2010년을 전후부터 데스크탑용 그래픽카드 및 노트북, 그리고 PC용 모니터를 중심으로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PC관련 업체들 중에서도 애플은 DP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품에 도입하고 있는 업체 중 한 곳이다. 다만, 애플은 자사 제품에 일반 DP보다 포트의 크기가 작은 미니(Mini) DP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다. 미니 DP는 변환 케이블이나 변환 젠더를 이용하면 일반 DP와 호환이 가능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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