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스포츠동아DB
11일 청주구장. 한화와의 시즌 3번째 경기를 앞둔 두산 김진욱(사진) 감독에게 취재진이 ‘전날 경기 취소로 휴식을 취한 게 꿀맛 같겠다’는 질문을 던졌다. 두산 선수들은 8일 잠실에서 넥센과 40안타를 주고받는 혈투를 벌이고 청주로 내려왔기 때문. 등판한 투수만 6명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경기를 꼭 하길 바랐다”는 것이다.
이유는 바로 ‘상승세’ 때문이다. 개막전에서 넥센에 패했던 두산은 8일 다 진 듯했던 경기를 기어이 뒤집어 시즌 첫 승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선수단 분위기도 급반전됐다. 반면 한화는 사직에서 롯데에 아쉬운 2패를 당하고 올라온 직후. 김 감독은 “우리는 극적으로 이겼고, 반대로 한화는 수비 실책으로 뼈아프게 지고 왔으니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고 봤다”며 “오후에 비가 그쳐서 내심 기대를 품었는데 아쉽게 됐다. 기세를 이어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안 그래도 “감독이 돼 보니 이기는 게 가장 어렵더라”는 김 감독이다. 사령탑 데뷔 첫 승의 기쁨을 어렵게 맛보고 나니 1승의 소중함과 뿌듯함을 더욱 깊게 체감한 듯하다.
청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