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왕 최정, TV하이라이트 끊은 사연

입력 2012-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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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스포츠동아DB

“이제 하이라이트 화면 안 보려고요.”

SK의 ‘소년장사’ 최정(25)이 이색 선언을 했다. 더 이상 경기 후 TV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보면서 복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의아해 보이지만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숫자’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로워지겠다는 의미다. 사연은 이렇다. 최정은 “지난해에는 너무 타율에 신경 썼다. 한 게임 끝날 때마다 계산해 보고, 2안타를 친 날은 ‘이제 타율 오르겠다’고 방심하다 다음 타석부터 막히는 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20홈런-20도루 클럽도 그랬다. “솔직히 정말 하고 싶었다. 홈런 1개랑 도루 5개만 남겨 놨다. 그런데 매일같이 신경 쓰다 결국 부상을 당해서 무산됐다”며 아쉬워했다.

안 그래도 최정은 SK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선수’로 소문 나 있다. 그래서 결심했다. 그는 “딜레마에 빠지지 않으면 안타 하나씩은 더 건지는 것 같다. 작년에 하도 마음고생을 해서, 이제는 내가 잘 치든 남이 잘 치든 의식하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식도 철저하다. 경기 중 전광판도 보지 않는다. 고개를 들자마자 타율과 당일 성적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의지의 사나이’ 최정이 단단히 마음먹었다.

문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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