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이 말하는 ‘오세근-김선형-최진수’…“빅3는 한국농구의 미래”

입력 2012-04-20 03: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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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동아닷컴]

○ 이승준이 본 신인 ‘빅3’

삼성 이승준(34)은 한국 프로농구(이하 KBL)의 미래를 긍적적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뛰어난 기량과 화려한 플레이로 KBL의 흥행을 주도한 오세근(KGC)-김선형(SK)-최진수(오리온스)가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이승준은 신인 ‘빅3’를 ‘한국 농구의 미래’라며 치켜세웠다. 이승준은 “루키 시즌에 이런 실력을 보여주다니 놀랍다”며 “나는 농구한지 20년이 넘어서 이제 하향세”라고 말하면서 웃음을 보였다.

이승준에게 신인 ‘빅3’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부탁했다.

그는 “오세근은 4년 전 처음 봤을 때도 신체조건이 좋고,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은 선수였다”라며 “국가대표팀 생활도 하고 대학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더니, 수비 뿐만 아니라 슛이나 포스트업까지 엄청 좋아졌다. 공수 밸런스가 완벽한 올라운더”라고 평가했다.

최진수에 대해서는 “팔다리가 매우 길고, 큰 키에도 운동능력이 정말 좋다. 슛도 잘 쏘고 드라이브 인에도 능하다. 블록슛도 잘한다”라고 말한 뒤 “다만 근육이 좀 적은 게 아쉽다. 몸을 좀더 키운다면 더 좋은 포스트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준은 최진수가 미국 대학농구(NCAA)에 도전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이승준은 “내 동생(이동준·고양 오리온스)은 해외에서는 가드로 뛰었지만 한국에서는 센터다. 나도 스몰포워드였는데 한국에서는 빅맨을 본다”라며 “최진수는 스몰포워드에 가까운 스타일이지만, 현재 팀에서 파워포워드를 원한다면 거기서 뛰어야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김선형-오세근-최진수(왼쪽부터). 사진제공|KBL



이승준은 김선형 이야기가 나오자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어 “김선형은 마치 미프로농구(NBA)의 드웨인 웨이드(31)나 데릭 로즈(25)를 보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KBL에는 김선형을 1대1로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거 같아요. 바스켓을 아주 공격적으로 공략합니다. 돌파력과 스피드가 진짜 좋잖아요. 몸을 부딪치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오세근이 있는 안양 인삼공사는 2009년 혼혈 선수 원하준(32)을 드래프트한 경력이 있어 이승준-전태풍-문태영 영입에 도전하지 못한다. 최진수가 소속된 오리온스와 김선형이 속한 서울 SK는 이승준을 영입할 수 있다. 두 팀 외에도 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가 이승준을 선택할 수 있다.

이승준에게 '오세근은 안 되니, 최진수-김선형 중 같이 뛰고 싶은 선수 한 명을 골라보라'라고 물었다. 그러자 “국가대표팀에서 세 사람 모두와 함께 뛰겠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문현답인 셈.

“최진수는 빅맨이기 때문에 두 장신 선수가 같은 포지션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낭비일 수 있습니다. 김선형은 2대2플레이나 투맨게임, 픽앤롤을 잘하니까 저랑 잘 맞을 것 같네요”

김선형은 186cm의 단신 가드임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국내 선수 중 가장 뛰어난 덩커로 손꼽히는 신예다. 올시즌 12개의 덩크를 성공시켜 국내 선수 중 5위를 차지했다. 팀 동료 김민수(8개)나 오세근(9개)보다 많다. 성공률도 100%. ‘가드 덩크왕’이라 할만하다.

이승준 역시 한국 프로농구(KBL) 역대 최고의 덩커로 꼽힌다. 첫 두 시즌 연속 올스타전 덩크왕에 오른 데 이어, 지난 2011-12시즌 올스타전 본 경기에서도 무려 10개의 덩크를 터뜨리는 등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한 바 있다. 상대의 블락을 두려워하지 않고 때려넣는 특유의 호쾌한 슬램덩크는 이승준의 전매특허다.

이승준의 바람이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두 선수가 SK에서 함께 뛴다면 많은 농구팬들을 사로잡을 ‘쇼타임’이 펼쳐질 것이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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