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닝요 특별귀화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본질을 흐리고 감정대립으로 몰아가려는 행태가 나타나 우려된다. 스포츠동아DB
전북 현대 공격수 에닝요(31·브라질)의 특별귀화 논란이 뜨겁다. 한국축구 역사에서 첫 사례가 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논쟁을 통해 바람직한 기준이 세워진다면 의미가 클 것이다.
아쉬운 건 자신들이 원하는 프레임을 만들고 그 속에서 여론을 몰고 가려는 행태다.
대표적인 게 최강희 감독 인신공격 논란이다. 몇몇 구단은 “에닝요가 귀화하면 소속 팀 전북은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보유하는 효과를 얻는다. 그러니 특별귀화로 이중국적을 얻은 선수가 프로연맹에 어느 국적으로 등록해야 할지 앞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로연맹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최종예선 후 전북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는 점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에닝요가 아닌 수원 삼성 라돈치치의 특별귀화가 추진됐어도 같은 문제제기가 필요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최 감독이 최종예선 후 돌아가려 했던 친정 전북에 혜택을 주기 위해서 무리하게 에닝요를 귀화시키려고 했다’는 식으로 호도돼 버렸다.
에닝요 귀화가 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의 재선용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협회 김주성 사무총장은 라돈치치 귀화를 중도 철회한 이유에 대해 “라돈치치는 귀화해도 올해 대표팀 경기에 뛸 수 없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귀화 자체 못지않게 이들이 당장 올해 뛸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는 뜻이다. 왜 꼭 올해여야 하나. 시간을 갖고 의견수렴을 한 뒤 내년에 뛰면 안 되나. 협회가 최종예선 초반경기에 집착하는 이유를 취재해보니 조 회장 재선을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 중 하나라는 의견에 타당성이 있었다. 그런데 이 역시 앞뒤 맥락 뚝 잘린 채 ‘황당하다’는 식으로 둔갑됐다.
의견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아무 근거 없이 반대편 주장을 호도하는 것은 곤란하다. 혹시나 일부 언론이 협회 입장만 무조건 대변하기 위해 본질을 흐리고 감정대립으로 몰아가 여론몰이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팩트에 근거한 비판은 언론의 책무이고 존재이유다. 언론마저 축구협회의 2중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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